땅이 둘로 갈라진 날 책고래마을 45
이은선 지음 / 책고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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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학과 디자인을 공부했다는 작가의 이력이 독특하게 다가왔어요. 그림책의 글과 그림을 모두 작업하는 작가들도 꽤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이은선 작가의 그림체는, 아주 세밀하거나 섬세한 편은 아니지만 명확한 주제 의식만큼 또렷한 표현 스타일로 다가와요.

아름답고 평화로운 숲에 화산이 폭발하고 큰 지진이 일어나더니, 땅이 둘로 갈라지고 말아요. 땅이 서로 멀어져 극단적인 기후로 변한 것처럼, 각각 동서로 흩어진 동물들에게도 변화가 생깁니다. 기후 변화에 살아남기 위한 몸의 방어 작용 같은 것이겠지요.

그림책 중간을 펼치면 여우, 치타, 고릴라, 곰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해볼 수 있어요. 동봉된 반투명 종이 네 장을 그림책 속 동물들 위에 올려놓아서 원래 모습에서 얼마나 변했는지 실감해볼 수도 있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갈라진 땅이 다시 만나듯이 서로 헤어져서 지냈던 동물들도 대면하게 됩니다. 같은 여우라도 자신과 다른 모습을 가진 상대방을 어떻게 대하게 될까요? 책 속에서 확인해보세요.

간단한 책 소개를 보고 환경 그림책이구나 짐작했어요. 다 읽고 나니 그보다 더 많은 상징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갈라짐과 하나 됨의 의미로 확장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분명히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갈라진 땅이 다시 만나는 날만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을까 싶어요. (한편으로 갈라짐이 오히려 더 나은 상황도 있지 않을까 싶고요.) 동서로 나뉜 이들이 하나 됨을 위해 애쓰는 과정이 필요할 텐데요, 이 책을 통해 다시 하나 된다는 것의 의미부터 생각해봅니다.

제가 어떤 의미 부여를 좋아해서 생각을 뻗어봤고요, 딱딱한 분위기의 책은 아니랍니다. 뽀야는 동물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유심히 살펴보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예전에 화산과 지진에 관한 그림책도 읽었던 터라, 그 장면도 진지하게 들여다봤지요. 뒤표지 하단에 오디오꿈북 어플을 다운받아 오디오북도 들을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앱은 이전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현 기기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확인했네요. 오디오북도 듣고 싶어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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