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고양이
릴리 머레이 지음, 베키 카메론 그림, 김하니 옮김 / 아르카디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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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 흥미로울 듯한 그림책이 있지요? 이 그림책도 그렇답니다.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모네가 정말로 고양이를 키웠을까. 아니면 작가의 상상일까.' 저는 가장 먼저 그게 궁금했어요. 그 궁금증은 마지막 대목에서 밝혀집니다. 그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볼까요?

모네 할아버지가 그림 붓으로 톡톡톡 두드리면, 하루 종일 잠만 자던 고양이 치카는 잠에서 깨어나 모험을 시작한답니다. 할아버지도 어딘가로 향하는 치카를 따라가게 되지요.

치카는 할아버지가 그렸던 그림 안으로 쏙 들어가요. 당연히 할아버지도요. 1873년 작품 <점심>입니다. 할아버지가 "싱그러운 여름의 꽃향기"를 들이마실 동안, 치카는 그림 안에 펼쳐진 식탁 위로 올라가 우유도 핥아먹고 빵도 한 입 베어 먹고서는 그림 밖으로 쌩!

치카가 들어간 다음 그림은 1877년 작품 <생-라자르 역>입니다. 귀청이 떨어질 듯한 기적 소리,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서, 할아버지는 기차를 탄 치카를 발견해요. 그 후 장면 전환이 되어 치카와 할아버지는 해변에 와 있군요. 어떤 작품 안일까요?

이런 식으로, 이 그림책은 고양이의 모험길을 따라 모네가 그린 그림도 감상해볼 수 있어요. 작년에 뽀야와 함께 모네 전시회에 간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생각도 떠올리면서 이 그림책을 봤어요. 실제로 모네는 인생의 마지막 30년간 수련 그림에 집중했다고 해요. 모네의 작품들 중 <수련 연못>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기도 해요. 그 작품도 이 그림책에서 확인해볼 수 있지요.

전체적으로 흥미롭고 따뜻한 분위기의 그림책이었어요. '모네는 정말 고양이를 키웠을까' 하는 궁금증도 책 말미에서 해결되는데요, 사실이든 아니든 그게 그리 중요하게 다가오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그림 안으로 들어가는 치카와 모네 할아버지의 모험에 함께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넘치도록 행복한 시간이에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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