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손님 관찰기 행복한 관찰 그림책 5
강영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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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야와 함께 처음 편의점에 갔을 때 "작은 시장이야." 하고 말했었지요. 대형마트에 비해 규모는 작아도 오밀조밀 꽤 많은 품목을 잘 갖추고 있는 곳이잖아요.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지는 않지만 그곳의 토끼 점장이 관찰하는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니, 흥미롭겠구나 싶었어요. 그림책을 읽기 전에 살짝, 편의점 이야기라고 소개했을 뿐인데, 뽀야가 "와, 재미있겠다." 하고 반응하네요. 어떤 재미를 담고 있는지 그림책 속으로!


먼저 우리 편의점의 토끼 점장은 자신의 복장부터 기본 업무, 현장감 넘치는 대사까지 친근하고 깔끔한 그림체로 보여줍니다. 그곳 음식으로 만드는 꿀맛 간식과 더불어, 아르바이트 사원 너굴이도 소개하고 있어요. 예상했던 것보다 내용이 더 상세하고 그림은 꽤 세밀해요. 편의점 안의 하루만 구성해도 그림책 한 권 분량이 되겠어요. 그런데 이 책은 더 나아가, 그곳 단골손님들을 여덟 마리(모두 동물들이니까) 이상 보여주고 있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편의점의 단골손님을 관찰한 내용이지요. 양파껍질 까듯이, 재미를 겹겹이 둘러싼 느낌이에요. 토끼 점장은 단골손님마다 무엇을 즐겨 사는지, 특징은 무엇인지 간략하게 적고 있어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단골손님들의 최애 메뉴 혹은 추천 도시락, 그들의 가게 등을 자세히 보여줍니다. 이 책을 통해 서로 친구 사이인 책방 주인 염소와 문구점 주인 강아지를 만나볼 수 있어요.


그 외에 세탁소 주인, 홍차 카페 주인, 요가 교실 선생님, 마나 꽃집 주인, 하와이 식당 주인에 대한 관찰기록도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살펴보세요. 토끼 점장의 짧은 질문에 꽃집 주인은 상당히 길게 대답해주네요. 성의 있고 진심 담긴 대답이라 좋은데요, 갈 길이 바쁘다면 좀 난감하기도 하겠어요. 아무튼 알찬 식물 정보도 챙겨볼 수 있어요.


토끼 점장이 말한 단골손님들 말고, 나른해지는 오후 바짝 긴장해서 맞이해야 할 학생손님들, 편의점 점장이나 사원을 난처하게 만드는 손님들의 모습도 나와 있어요. 너굴이의 퇴근길에, 앞서 소개하지 못한 동네 다른 가게들의 모습도 같이 비추어줍니다.


한 권의 그림책을 읽었을 뿐인데 특정한 동네를 탐방한 기분이 들어요.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은 자신의 작업실이 있는 동네를 떠올리며 구상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분들이 각자 좋아하는 동네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거예요."라는 말이 여운처럼 남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림책 속 수많은 음식 그림들이 머릿속에 맴돌아요. 앞으로 편의점에 들르게 되면 왠지 토끼 점장이 소개한 꿀맛 간식 조합을 사오게 될 것 같아요.


항상 반복되는 일상, 그 속에서 매일 보는 풍경들, 자주 보는 얼굴들이 있는데요, 관찰에 따라 얼마나 풍성한 그림 소재,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는지 이 책을 보면서 새삼 실감했어요. 사람과 동네, 음식, 하루 일과를 담은, 귀엽고 친절한 관찰기였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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