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딸에게 힘이 되어주는, 부모의 말 공부 부모의 말 공부
이현정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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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사춘기인지 아이가 변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요, 그때마다 실감이 되지 않았어요. 종달새 같은 뽀야도 사춘기가 되면 방문을 걸어잠그고 입도 굳게 닫게 될까, 잠시 떠올려 보다가 안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지요. 미리 말 공부를 하는 마음으로, 사춘기 딸로 인해 눈물이 왈칵 솟구칠 때가 많다는 지인에게 건네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쳐봅니다.

이 책은 <기다림 육아>를 썼던 저자가 사춘기 딸 엄마로서 자신의 경험과 자녀교육 노하우를 담고 있어요. 먼저 사춘기 딸의 특징과 대화 원칙을 소개하고, 습관과 가족, 친구 관계, 몸의 변화 및 장래 희망과 관련한 38가지 사례를 제시합니다. "내가 알아서 할게"부터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까지, 저자는 사춘기 딸의 말들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부모의 속마음을 공감하고 딸의 속마음을 이해하도록 이끌면서 잘못된 답변과 올바른 답변의 예시를 달아놓았어요. 4도 인쇄된 페이지들이 가독성을 높여줍니다.

지금이 바로 아이가 '개인'이 되기 위해 도약하는 시간이자 자신의 꿈을 좇는 시간입니다.(24쪽)

저자는 사춘기 시기를 위와 같이 정의합니다. 그러니 아이를 응원하고 격려해주라고 말해요. 책 속에는 사춘기 초기, 중기, 후기의 특성이 간략하게 나와 있어요. "간결하게, 결론부터" 등 사춘기 딸과 대화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기본 원칙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제부터 핵심 내용! 사춘기 딸의 말에 대한 부모의 "바람직한" 답변을 정리해봅니다. 상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하시면 좋겠고요, 내용 일부를 말-답변 중심으로 압축해보면 다음과 같아요.


딸 : 내가 알아서 할게.

부모 : 혼자 하는 게 쉽지 않은데 알아서 한다고 얘기해주니 든든하다. 괜찮으면 이번 주 계획 세운 거 한 번 보여줄 수 있어?

딸 : 공부하는데 스마트폰이 필요해.

부모 : 도움 되는 부분도 있구나. 그럼 필요한 시간에만 알람을 무음으로 바꾸고 사용한 뒤에는 바로 방 밖으로 내놓는 건 어떻겠니?

딸 : 나는 공부 머리가 없나 봐.

부모 : 공부가 어렵거나 성적이 마음처럼 안 나오면 누구나 위축될 수 있어. 공부도 하기 싫어지고 말이야. 이럴 때는 내게 잘 맞는 공부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거야. 책이나 학원의 도움을 받아도 좋고 말이야.

딸 : 문을 잠그든 말든 내 마음이야. 제발 좀 내버려 둬.

부모 : 오늘은 네가 대화할 기분이 아니구나. 알겠어. 하고 싶은 말이 있거나 간식이 필요하면 나와서 얘기해주면 좋겠어.

딸 : 나만 그런 거 아냐. 애들도 다 그래!

부모 : 친구들이랑 진짜 재밌게 놀았나 보네. 다른 친구들은 각자 집에 규칙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우리 딸이 안전하게 귀가하는 게 제일 중요해.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지만 다음부터 귀가 시간은 꼭 지키자.

딸 : 나가기 귀찮아. 그냥 집에 있을게.

부모 : 우리 딸 혹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거야? 그럼 오늘은 특별히 우리 딸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다음번에는 엄마, 아빠랑도 좀 놀아줘.


그 외에 사춘기 딸이 욕을 하면서 반항할 때, 대놓고 부모를 무시하고 훈계하면 질색할 때, 이성 부모인 아빠의 말과 행동, 관심조차 끔찍하게 싫다고 할 때, 좋아하는 연예인에 빠져 있을 때, '좋아요'에 집착하며 SNS에 중독되어 있을 때, 진로 선택 기준이 오직 돈이라고 말할 때, 각각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나와 있어요. 책을 읽어가면서 저자가 제시한 답변의 예를 보기 전에, 독자 스스로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혹은 어떻게 말할지 생각할 수도 있어요.

이 책을 보면서, 결국 사춘기 딸의 변화를 인정하는 게 필요하겠구나 싶어요. 이 책에서는 "적당한 거리"를 인정하라는 말이 나와요. 부모가 하고 싶은 말을 앞세우기보다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을 들어주라고요. 궁금한 것들을 캐묻는 식이 아니라 아이가 먼저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맥락이었어요. 사춘기 딸이 반항하고 무시하거나 욕을 할 때조차 부모가 정신줄을 붙들고 침착하게 반응해야 한다니, 뭔가 고수의 경지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사춘기 부모의 역할은, (중략) 매 순간 성장하고 변화하는 아이의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긍정적 의도에 박수를 보내고 격려라는 이름으로 곁을 지키는 일이라 생각합니다.(285-286쪽)

결론에 해당하는 위의 내용과 함께, 껌딱지처럼 엄마 곁에 붙어 있던 시절만 생각하면 역으로 엄마가 아이로 인해 분리 불안을 겪을 수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아직 껌딱지 아이를 두고 있는 저는, 이 책을 통해 미래의 아이와 저를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고요, 언젠가 과거가 될 이 시간을 항상 감사하고 충분히 누려야겠다는 다짐을 해봤어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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