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7
루이스 캐럴 지음, 한상남 엮음, 리스베트 츠베르거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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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이 나오기를 기다렸어요. 이왕이면 그림책이었으면 하고 바랐지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뽀야와 읽어보고 싶었거든요. 95쪽 분량의 도톰한 그림책이 개정판으로 나와주었어요. 원작자 루이스 캐럴의 상상 가득한 글에,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네 차례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고 안데르센상을 받았던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어떤 재미를 안겨줄지 기대감을 가지고 펼쳐봅니다.

앨리스가 시계를 보며 바쁘게 가는 토끼를 따라 깊은 우물 같은 구멍으로 떨어지는 시작 부분!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서 메이가 작은 토토로를 따라 수풀 사이 구멍을 통과하는 장면이 겹쳐졌어요. 이후 앨리스는 긴 통로를 지나 여러 문을 만나고 몸이 작아졌다 커졌다 하는 경험을 하게 되지요. 꼬리가 아주 긴 쥐를 비롯해 여러 동물들과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요.

앨리스는 공작부인, 모자 장수도 만나고, 정원으로 가서 여왕의 크로케 경기에도 참여하고, 재판이 진행되는 법정도 구경하고, 카드들이 한꺼번에 자신에게 달려들자 그것들을 떨쳐내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옵니다.

정말 어릴 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뽀야와 함께 다시 읽으니 새로운 느낌이에요. 앨리스가 언니와 함께 언덕에 앉아 있다가 이상한 나라를 여행한 후 다시 언니 옆으로 돌아올 때까지, 뭔가 정신없는 일들이 펼쳐지는구나 싶어요. 우리가 꿈을 꿀 때 엉뚱하면서도 서사가 착착 진행되고 어딘가 뒤죽박죽인 것 같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흥미진진한 느낌을 주듯이, 작가는 앨리스가 경험한 이상한 나라를 자유롭게 펼쳐보이고 있네요.

언니가 동생 앨리스의 이야기를 들은 후 자신도 잠이 들어 비슷한 꿈을 꾸었듯이, 앨리스가 "다 큰 아가씨가 된 뒤에도 어린 시절의 순진하고 다정했던 마음씨를 간직하기를" 바랐듯이, 작가는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도 상상의 그림 보기를, 상상의 소리 듣기를 멈추지 않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은 듯해요.

저는 어떻게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지, 이 캐릭터에서 어떻게 저 캐릭터로 바뀌지 하면서 읽어갔어요. 앨리스의 꿈속 여행을 보면서, 저와 뽀야도 머릿속 생각들을 말과 글로 마음껏 펼쳐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우리 모두 저마다 크든 작든 이상한 나라를 품고 살아가고 있을 테니까요. 이 그림책은 틀림없이 그것을 확장시켜줄 거예요. 유쾌하고 밝은 쪽으로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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