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몰리맨디 이야기 3 - 티 파티를 열어요 모든요일클래식
조이스 랭케스터 브리슬리 지음, 양혜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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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밀리몰리맨디와 정겨운 가족들의 이야기, 3권입니다. 분홍, 노랑 표지에 이어 이번에는 파랑 표지인데요, 앞선 두 권이 열세 가지 에피소드를 담았다면, 이번에는 열두 편의 내용을 담았어요. 어떤 일상이 펼쳐질지, 기대감을 안고 페이지를 한 장씩 넘겨봅니다.

"네가 오라니까!"

"아니, 네가 와!"

무슨 대화일까요? 얼핏 보면 싸우는 것 같기도 한데요, 그것은 아니고요. 밀리몰리맨디가 다정한 친구 수전과 나눈 말이에요. 같은 날, 둘은 각자 소꿉놀이할 찻잔 세트를 선물 받았어요. 두 사람은 자기 집에서 파티를 준비했다면서, 서로 자기 집으로 오라고 말했던 거예요. 누가 더 멋지게 파티 준비를 했는지 자랑하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네요.

팽팽한 둘을 중재한 사람은 빌리랍니다. 각자 준비한 것을 가지고 들판이나 다른 장소에 가서 함께 티 파티를 하면 된다면서요. 그렇게 해서 빌리까지 셋이서 풀밭에 둘러앉게 되는데요, 저는 이런 전지적 작가 시점의 문구가 좋더라고요.

"밀리몰리맨디와 수전은 둘이 함께 만든 티 파티가 한 사람이 준비한 티 파티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16쪽)

밀리몰리맨디가 아주 작은 아기인 고슴도치를 돌보게 된 이야기에서는, 고슴도치의 성장을 관찰해볼 수 있고요, 친구 재스민의 초대를 받아 공원 소풍을 가게 되는 내용에서는, 초긍정의 소녀다운 면모를 다시 확인해볼 수 있어요. 재스민 엄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밀리몰리맨디 일행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을 돕느라 정작 언덕배기 공원으로 소풍을 가지는 못했지만, 볕이 좋은 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밀리몰리맨디는 생각하지요. "지금 이곳도 소풍 장소로는 세상 최고"라고요.

딸이 엄마에게 헤어 스타일을 바꾸면 언니처럼 보일 것 같다고 한다면, 당장 헤어샵에 달려가지 않을 엄마가 있을까요? 밀리몰리맨디의 엄마인 폴리도 그런 심정이었는지 모르겠어요. 어느 날 엄마 머리는 밀리몰리맨디처럼 짧아져 있었고요, 아주 잘 어울렸다고 해요. 그런데 "게다가 여전히 엄마처럼 보였습니다."라는 문구가 덧붙여져 있네요. 처음에는 언니처럼 보일 것 같다고 했는데... 아무튼 "당신은 지금 그대로가 가장 예뻐."라고 말해주는 아빠의 일관된 센스는 멋지군요.

누군가의 편지를 받고 싶었던 밀리몰리맨디는, 먼저 편지를 쓰기로 하지요. 외국으로 보낸 편지였다고 해도 답장의 기다림이 꽤 길었지요. 답장을 한 달 만에 받았다는 대목을 보면서, 손편지 우편 왕래가 없어진 오늘날에는 빨라진 소통만큼 기다림의 시간도 많이 없어졌구나 싶어요. 밀리몰리맨디가 "모두의 행복을 위해" 친구들과 밤에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는 풍경도 이채로워요.

그 외에 빌리와 함께한 낚시 탐험, 아빠가 지붕 고치는 것을 돕는 이야기, 친구들과 함께 덜컹덜컹, 삐걱삐걱, 쿵쿵 소리를 내며 자전거 연습을 하는 내용, 설레는 마음으로 캠핑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모습, 빌리와 함께 미니어처 정원을 꾸미고 정원 박람회 날에 출품한 에피소드를 살펴볼 수 있어요. 가족들이 모두 '정치 회의' 행사에 참여해서 집을 혼자 봐야 했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지요. 그런데 아이들끼리 요리를 하는 모습은 좀 위태로워 보였어요.

이번 3권을 보면서, 오늘날과 다른 풍경에 주목해보게 되었고요, 다른 시리즈에서도 느꼈지만 과정 자체를 즐기는 밀리몰리맨디와 친구들, 가족들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여러 에피소드 저변에 여유가 묻어 나오는 듯해요. 새 자전거가 아니어도,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신나게 놀았다는 밀리몰리맨디를 미소 지으며 바라보게 됩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또 어떤 일상으로 놀라움과 새로움, 그리고 즐거움을 안겨줄지, 행복한 기다림을 견뎌보기로 할게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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