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참 좋다 -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위로받는 당신을 위한 책
최윤석 저자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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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과장>을 재미있게 봤었지. 그 드라마를 연출한 사람이 책을 냈구나. 좋아하는 배우들의 추천사도 있네.'


이런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던 에세이다. 무엇보다 제목이 참 좋다. 출판사 측의 홍보 문구겠지만, "당신을 위한 책", "선물하기 좋은 책"이라는 표현도 한눈에 들어온다. 나를 위한 선물 같은 책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아담하고 예쁜 책이다. 중간중간 들어 있는 간결한 일러스트도 마음에 든다. 이렇듯 책의 외형만 보면 어떤 내용의 감성이 흐를지 짐작이 간다. 그전에 읽었던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제목의 에세이들도 겹쳐 떠오른다.


그런데 달랐다. 조용한 클래식을 들으며 사색에 잠기듯 감상에 젖어 보는 에세이에 그치지 않았다. 읽다가 여러 번 웃었다. 작가의 글에서 재미있는 표현이 있어서도 그랬고, 작가가 묘사한 상황 자체가 웃겨서도 그랬다. 스스로 "유머도 공부하는 스타일"이라고 밝히기는 했으나, 글 속에서 느껴지는 작가는 입담 좋고 유쾌한 부류 같았다. "행여 다른 곳에 튈까 봐 석류를 검은 비닐 안에 넣고 다람쥐처럼 조금씩 은밀하게 파먹었다."(114쪽)는 대목에 이르면, 아내가 웃으면서 '석류 봉쇄령'을 풀어줄 만도 하다.


이야기 만드는 게 좋아 드라마 PD가 되었다는 작가는, 이 책에서 부모님, 아내와 딸, 소중한 인연들을 솔직하면서도 정감 있게 풀어낸다. 여러 사람들에 대한 에피소드 끝에는 사무친 그리움과 묵직한 깨달음도 있고, 더 멋진 어른이고자 하는 성찰과 다짐도 있다.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살리에르'처럼 살아왔다는 "열등감 연대기"를 비롯한 내밀한 감정 공유,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누군가의 온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 에너지를 빼앗기지 말고 서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자는 당부, 삶이란 누군가 내 편으로 만드는 과정이라는 정의 등도 많이 다가왔다. 자신의 영혼을 기다리기 위해 말을 타고 달리다가 일부러 내려서 달려온 쪽을 바라본다는 인디언 이야기(프롤로그 도입 부분)부터, "인생은 초콜릿 상자 같아"라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유명한 대사(에필로그 인용 부분)까지, 읽어보면서 마음에 새겨둘 표현들도 여럿 만나게 된다.


웃음과 사색을 동시에 가져다준 에세이 한 편이었다. 어른이란, 깨달음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행동과 삶으로 하나씩 구현해가는 사람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질문을 해보게 됐다. 어른다움뿐 아니라 나다움에 대해,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차분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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