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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몰리맨디 이야기 1 - 심부름을 잘해요 ㅣ 모든요일클래식
조이스 랭케스터 브리슬리 지음, 양혜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8월
평점 :
처음 알게 된 작가와 이야기입니다. 이름도 재미있고 표지 그림 속 아이와 강아지가 친근해 보여요. 1925년 10월에 밀리몰리맨디의 첫 번째 이야기가 한 신문의 어린이 지면에 실리면서 널리 알려졌다고 해요. 작가는 영국인으로 글과 그림 작업을 같이 했고요, 세 자매 중 둘째로 수줍음이 많았다네요. 작품과 작가 모두 궁금해서 계속 찾아보게 되는군요. 새 친구를 만난 것처럼요.
'아빠 모종삽, 엄마 달걀, 할아버지 노끈, 할머니 빨간 털실, 삼촌 닭 모이, 숙모 바늘쌈. 이제 심부름이 더 없었으면 좋겠다!'
밀리몰리맨디는 가족들의 심부름을 도맡았는데요,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몇 번씩 위 구절을 반복하지요. 귀여운 모습이에요. 그런데 막상 숙모의 심부름을 까먹은 순간, 저도 함께 긴장이 됐어요. 무사히 심부름을 마친 밀리몰리맨디는, 강아지 토비와 산책하고 친구 수전과 시소 타며 라즈베리사탕을 먹는 시간을 즐겼답니다.
어느 날 낡은 외투 주머니에서 1페니를 찾아낸 밀리몰리맨디는 무엇을 했을까요. 샐러드용 겨잣잎 씨앗을 삽니다. 이후에는 마법 같은 1페니 이야기가 펼쳐져요. 그리고 큰이모할머니가 이름처럼 크지 않아 놀랐다는 이야기, 기대했던 블루베리 대신 작은 토끼를 만나 더 좋았던 이야기, 1등상 요정 인형 대신 꼴찌상 토끼 인형과 맞바꾼 이야기도 있어요.
한 편씩 일상의 에피소드를 접할 때마다, 밀리몰리맨디가 참 사랑스럽구나 느껴져요. 매순간 즐겁게 지내면서 따뜻한 마음과 행동으로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아이 같아요. 원래 이 소녀 이름은 밀리센트 마거릿 어맨다라고 해요. 확실히 줄임말이자 애칭인 밀리몰리맨디가 재미있고 귀엽지요?
단짝친구 수전, 이웃집 아이 빌리, 머긴스 양의 조카 질리와 어울리는 이야기, 파티와 여행, 축제 에피소드도 펼쳐집니다. 엄마를 위해 음식 덮개를 만드는 내용이 가장 마음에 남았어요. 엄마가 기뻐하고 밀리몰리맨디는 덩달아 기뻐하는 모습이 참 예쁜 장면으로 그려져요.
어릴 때는 마냥 어리다고 생각하며 산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넌 어리니까" 하는 식의 말을 많이 했고, 심부름이나 소소한 집안일도 거의 안 시키는 분위기였다고 기억해요. 안 시켜도 밀리몰리맨디처럼 자발적으로 찾아서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 동화를 보면서 문득 유년시절이 떠올랐어요. 지금 제 아이에게 어떤 유년의 추억을 만들어줄까, 생각해보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거의 100년 전 영국의 한 시골 풍경 속, 평화롭고 따뜻한 밀리몰리맨디 가족을 만나볼 수 있는 동화입니다. 아이의 영향력은 크지요. 고단한 어른들의 일상에 웃음과 힘을 주는 존재니까요. 밀리몰리맨디처럼 야무지고 사랑스러운 아이라면, 더욱 그럴 거예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