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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코끼리 - 서커스 소년과 코끼리의 우정 이야기 ㅣ 행복한 책꽂이 24
랄프 헬퍼 지음, 테드 르윈 그림, 이태영 옮김 / 키다리 / 2022년 8월
평점 :
서커스 소년과 코끼리의 우정 이야기라는 책 소개만 봤을 때는, 이렇게 파란만장하고 울컥할 내용이 많이 있을 줄 몰랐어요. 이 동화는 독일 원더 서커스단의 조련사 브람과 코끼리 모독 사이의 실화를 바탕으로 삼았어요. 둘은 같은 날 자정에 태어났지요. 함께 성장하고 공연 무대에도 섰답니다. 여섯 살 브람은 모독에게 '모지'라는 애칭을 붙여주었어요.
서커스단의 주인이 바뀌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브람은 모지와 헤어질 위기에 처하지요. 가까스로 모지와 다시 만난 것도 잠시뿐, 둘이 탄 배가 폭풍우를 만나고 모지 덕분에 사람들이 망망대해에서 이틀간 견딜 수 있게 됩니다. 다행히 다른 배가 나타나 이들을 구조해주는데요, 큰 몸집의 모지를 태울 수는 없었어요. 모지 혼자 바다에 두고 갈 수 없어서, 브람도 같이 남기로 하지요. 모지의 코마저 물속에 잠기고 브람도 더 버티기 힘들어질 즈음, 인도의 어느 대왕의 도움을 받아 둘은 무사히 구조됩니다. 서커스단의 새 주인이 그들을 뒤쫓는 가운데, 둘은 끝까지 함께할 수 있을까요.
처음에는 서커스단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담은 동화일까 하고 짐작했는데요, 실상 브람과 모지의 모험 이야기였어요. 모지 찾아 삼만리처럼, 브람이 모지 가는 곳마다 따라가거나 모지 곁을 지켜주고 잃어버린 모지를 찾아 헤매기도 합니다. 독일, 인도, 미국에서, 또한 자연재해와 익사 위기, 전쟁의 포화와 화재 현장 속에서도 브람과 모지는 함께했어요. 여러 차례의 위기 가운데서도 서로 의지하던 둘을 응원하게 되는데요, 동화 혹은 실화의 결말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저는 브람에게서 강한 인상을 받았어요. 어리지만 책임감이 강하고 두려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모지를 지켜주는 언행이 돋보였어요. 작고 약한 소년이 몸집도 크고 무거운 코끼리를 지킨 힘은, 진정한 교감과 사랑이겠지요. "부우 부우" 하면서 모지가 팔로 껴안아주듯이 코로 브람을 감싸주는 대목도 따뜻하게 다가왔어요. 동물과 식물이든, 가족과 연인, 친구든 소중한 존재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감사하게 되는 동화입니다. 아끼면 지켜주는 것! 그게 우정이고 사랑이며 용기겠지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