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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서관 ㅣ 고래숨 그림책
엄정원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2년 8월
평점 :
이 세상의 모든 책이 사라진다면? 이런 상상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대요. 작가 엄정원의 신간 <하늘도서관> 이야기입니다. 이런 책은 독자의 상상과 사유가 더해져서 더욱 풍성한 감상을 안겨주는 듯해요.
어느 날 도서관의 책들이 사라져요. 그 이유는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고요, 이 책에서는 생명이 다하면 별이 되듯이, 그렇게 모든 책은 별이 되었다고 말해요. 시간이 흘러 사람들은 책을 보기 위해 우주로 가게 되지요. 우주가 곧 하늘도서관이 된 거예요.
저는 위와 같은 후반부 대목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전반부 내용은 책이 사라진 후 일반 사람들의 반응이나 각계각층 대표자들의 견해 혹은 대처를 다루고 있어요. 이를 통해 "나라면 어떻게 대응할지" 독자 나름대로 생각해볼 여지를 줍니다.
종이책뿐 아니라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내장된 전자책도 사라진 것이라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 아닐까 상상해보기도 하고요, 책이 상징하는 여러 가지, 곧 언어나 문장, 이야기, 정보와 지식, 백과사전 등의 실종이라면 과연 인류는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가져봅니다. 나에게 책이란 무엇이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 자문해보게 되는 그림책이에요. 책의 생명력에 대해서도 숙고해볼 수 있어요.
아이가 한 페이지씩 진지한 표정으로 넘겨보는데요, 그만큼 그림체가 가볍거나 경쾌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모든 책이 사라졌으니 심각하고 다소 무거운 느낌인 게 당연하겠지요. 종이책의 다양한 질감, 색감뿐 아니라 책 자체에 대해 새삼 고마워하게 되네요. 책이라는 존재가 별이 되어 제 곁에서 사라지기 전에, 이미 읽은 책은 더 오래 기억하기를, 앞으로 읽게 될 책은 더 깊이 새겨놓기를 바라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