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말린 공주 풀빛 그림 아이
다비드 칼리 지음, 파티냐 라모스 그림, 박선주 옮김 / 풀빛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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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말린이 뭐지 하고 검색을 해보게 됐어요. 규산염 광물로 아름다운 것은 보석으로 쓴다고 하네요. 이름이 투르말린인 공주가 있었어요. 눈동자가 투르말린 보석처럼 밝은 하늘빛이라 붙여진 이름이래요. <투르말린 공주>라는 그림책 이야기입니다. 공주는 탑에 갇혀 있고요, 세상에서 제일 용감한 기사만 공주를 구할 수 있었답니다.


그림책은 스스로 용감하다고 말하는 기사들이 공주를 구하러 가는 내용을 담았어요. 선홍색 루비 기사, 붉은 홍옥수 기사, 노란 황금 기사, 초록색 에메랄드 기사, 파란색 청금석 기사, 자줏빛 자수정 기사, 노란 토파즈 기사, 검은색 오닉스 기사, 은 기사, 그리고 크리스털 기사까지. 참 많은 색깔과 참 다양한 광물 혹은 보석이 나오지요? 이 가운데 공주를 만나게 된 기사는 단 한 명이에요. 어떤 기사일까요?


여기서 그 기사의 정체를 밝힐 수는 없지만, 특성을 소개할 수는 있어요. 기사는 아무 말도 안 했고, 말에서 떨어지지 않고 말을 올바른 방향으로 잘 몰았으며, 밀밭이나 숲에서 길을 잃지 않고 연못에 빠지지도 않았어요. 또한 까마귀나 나비한테 관심을 두지 않고, 망토가 더러워지는 것도 겁내지 않았으며, 말을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을 뿐이에요.


글작가가 의도한 바는 편견을 깨자는 것인데요,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누구나 글작가의 메시지를 짐작하게 될 거예요. 제가 기대했던 상상과 조금 다른 방향이기는 했어요. 저는 공주가 탑에 갇힌 사연이 소개되고, 공주 스스로 탈출하게 되는 이야기일까 하고 생각했었거든요. 독자의 기대와 상상이 무엇이었든, 분명한 것은 "세상에서 제일 용감한 기사"라는 표현에서 떠올리는 이미지가 여지없이 깨진다는 사실이에요.


문득 우리 안의 편견이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오래전 역사, 가까운 가족과 친구, 수많은 책들, 교육 현장, 그 외에 우리가 머무는 무수한 장소에서 만들어지는 것일 텐데요,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비단 특정 사안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닐 거예요. 그런 문제의식을 새롭게 일깨워주는 그림책을 만나본 셈입니다.


다비드 칼리의 글에 파티냐 라모스의 그림이 어우러진 책이었습니다. 그림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와요. 다양한 분위기가 연출된다고 할까요? 익살스럽게 느껴지는 그림도 있고, 어두침침한 상황과 섬세한 묘사가 돋보이는 그림도 있어요. 멋진 그림들을 감상하고 나면, 다시 글에 대한 사유로 돌아가게 되는데요, 여러 보석과 갇힌 공주, 말 달리는 기사의 설정이 참 상징적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우리 모두 보석처럼 빛나는 소중한 존재이건만, 세상의 편견이 누군가(보석 같은 존재)를 소외시키고 배제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편견을 깨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데 끊임없이 갈 길을 방해하거나 발목 잡는 일들이 허다하다는 것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신념의 길을 간다면 결국 해피엔딩이라는 것이겠지요. <투르말린 공주>는 글작가의 메시지에 더해, 독자 나름의 의미 부여를 해볼 수 있는 폭넓은 그림책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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