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네 가게 - 2021 제9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동화 부문 수상작 상상 고래 19
정유소영 지음, 모예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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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면 그림책인가 싶지만 유쾌한 동화다. 2021 제9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동화 부문 수상작이다. 솔직히 공모전 수상작품이라고 해서 궁금하기도 했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전천당과 비슷한 설정 같기도 했지만, 다 읽고 나서는 작가의 메시지가 더 많이 마음에 남았다. 그게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는 아무어르신의 말을 인용해본다.


"우리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서로 이어져 있었거든. 서로 기대어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아무네 가게는 잊고 있던 그 사실을 깨닫게 해 줬을 뿐이란다."(148쪽)


아무네 가게에는 특별 종업원인 하얀 삽살개 아무개가 있다. 그곳은 죽은 자, 산 자, 사람, 동물 아무도 가리지 않고 많이 힘든 이들에게 보이는 가게다. 거기에 들른 이들은 자신의 문제 혹은 아픔을 해결할 물건을 공짜로 받는 대신 본인이 만든 특별한 물건으로 갚아야 한다.


보영이는 12년 동안 키운 고양이 초롱이를 하늘나라로 보낸 후, 세 가지 맛이 들어 있는 '초롱이 별사탕'을 받게 된다. 쓰고 맵고 달콤한 사탕은 바로 초롱이가 보영과 함께한 시간을 의미한다. 사탕 덕분에 초롱이와 잠시라도 만남을 가지게 되었던 보영은, 초롱이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전하고 먼 훗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한다. 며칠 후 아무게 가게에는 '우보영 안녕 사탕'이라는 신상품이 진열된다.


자신을 괴롭히는 쌍둥이 형제 때문에 억지로 도둑질로 내몰린 세우, 새엄마에게 학대를 받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만 괴로워하던 우주, 도둑인 엄마와 아빠처럼 누군가의 물건을 훔치곤 하는 하준, 점점 부풀어 오르는 거짓말 때문에 마음이 많이 불편해진 시은,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고 버림받은 강아지 몽이, 그리고 치매 증상을 가진 박복희 할머니까지. 이 책 속에는 아무네 가게의 물건이 필요한 이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각각 어떤 물건을 받고 어떻게 변하는지, 또한 모두 어떤 물건을 만들어 그 대가를 지불하는지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다.


개별적인 에피소드로 소개된 내용들이 결국 하나로 이어지는 마무리가 좋았다. 앞서 등장한 이들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 놀이터에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초롱이를 보낸 후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있던 보영이가,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한 몽이를 키우게 된다는 이야기는, 어찌 보면 예상 가능한 전개이지만 읽는 내내 뭉클해진다. 보영과 몽이의 감정 변화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동화 속 신상품들 모두 가지고 싶지만 마음이 푹 꺼져버렸던 어제, 그로 인한 심란해진 내게, 오늘은 특히 '박복희 기적 나팔'이 필요한 날이다. 작은 기적을 소망하면서 걱정 근심 내려놓고 신나게 노는 하루가 되기를...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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