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고 예의 바르게 말하는 연습

내 마음을 말하는 용기 ㅣ 제제의 그림책
다카토리 시즈카.JAM 네트워크 지음, 아베 신지 그림, 김정화 옮김 / 제제의숲 / 2022년 7월

어릴 때 일관됐던 내 이미지는 말을 잘 못했다는 것이다.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 탓이어서 그랬겠지만, 상태가 많이 심각했다. 누군가 내 물건을 빌려가서 엉망으로 만들어도, 장난이랍시고 툭툭 머리를 쳐도 화를 내지 않았다. 그냥 참았던 것 같다. 친구가 새 학용품을 선물로 주었을 때도 속마음과 달리 괜찮다고, 안 가진다고 말했다. 싫으면 싫다고, 좋으면 좋다고 말하지 못한 이유는 뭘까. 모르겠고 알아도 이미 지나간 시간!

이제 아이에게 초점을 맞춘다. 나처럼 말을 못하는 아이로 만들면 안 된다는 자각이 남다르다. 그래서 <내 마음을 말하는 용기> 같은 책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이 책은 내 마음 말하기를 연습하는 그림책이다. 여러 질문을 담고 있는데, 가령 안녕이라고 인사할 수 있는지,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는지, "같이 놀자, 반가워, 고마워" 등을 말할 수 있는지, 때와 장소에 따라 필요한 인사, 원하는 사항을 적절한 말로 전달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특히 아픈 곳을 말할 수 있는지 점검하면서, 아플 때의 다양한 표현을 그림과 함께 보여준다.

싫다는 생각이 들면 "하지 마"라고 말해도 괜찮다는 것, 자기 소유를 주장해도 된다는 내용도 덧붙인다. 구체적으로 거부 의사를 나타내는 몇몇 표현을 열거하고 그림과 함께 효과적인 이해를 돕는다.

그 외에 마음을 말할 용기를 북돋는 방법 혹은 그런 말의 예시를 보여주고 궁극적으로 "너는 너라서 좋아!"로 마무리된다. 부모 및 어른들이 이 책을 활용해보는 가이드 페이지, 아이들이 앞서 나온 캐릭터들을 찾아볼 수 있는 재미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필요한 말을 당당하게, 예의 바르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그림책이다.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학교에서도 반복해서 배우는 내용이겠지만, 아이들이 부모와 조부모 등 가까운 어른들과 함께 놀면서 배우고 실제 연습도 해보는 데 유용한 책이라 할 만하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