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비밀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가졸.크뤼시포름 지음, 김현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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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형으로 표현된 이야기라니,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아이의 상상력을 북돋울 수 있는 그림책이라 기대했어요. 바로 <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비밀> 책 소개를 보면서 느낀 바였는데요, 막상 이 책을 펼쳐보니 기대 이상이었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옛날 깊은 산속에 한 왕국이 있었어요. 뾰족반듯단단도형 나라의 뾰족반듯단단한 성에는 뾰족하고 날카로운 예각을 가진 아주 까다로운 왕과 왕비, 반듯한 직선에 뾰족한 각이 있는 신하들이 있었지요. 왕과 왕비에게는 후계자 기준에 딱 맞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그들이 볼 때 단점투성이 여덟 아이들을 반듯한 쇠틀에서 재워봤지만 그 모양이 달라지지 않았고요.


어느 날, 왕과 왕비는 그토록 바라던 완벽한 아이를 얻게 됩니다. 정삼각형 공주였지요. 어른이 된 공주는, 지위가 높고 각 분야에서 최고인 도형들 중에서 자신의 신랑감을 골라야 했어요. 공주가 셋 중 아무도 선택하지 않자, 화가 난 왕은 "공주는 이번에 성으로 들어오는 이와 결혼하도록 하라!"는 폭탄선언을 합니다. 과연 어떤 도형이 등장하게 되었을까요? 이후 공주에게 어떤 삶이 펼쳐지게 될까요?


도형만으로 각 인물의 특성을 이렇게 잘 묘사할 수 있구나 놀라웠어요. 기존 그림책 속 예쁘고 세밀한 그림들이 주는 느낌과 달리, 다양한 도형과 색깔, 각 도형의 변형 혹은 다른 도형과의 결합과 그에 해당하는 짧은 글만으로 굉장히 강한 인상을 남겨줍니다.


왕과 왕비에게는 형편없어 보였던 여덟 아이들이, 요정의 눈에는 모두 매력적이고 사랑스럽기만 했는데요, 이런 대조적인 장면은 부모의 잘못된 가치관과 양육 방식으로 아이들의 장점을 가릴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였다고 생각해요. '뾰족반듯단단'은 결코 완벽의 기준이 될 수 없는데, 우리 자신이나 타인을 대할 때 그런 잣대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이 그림책은 독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주고 있는 듯해요.


아이들에게 여러 도형을 보여주면서 도형이 만들어낸 상상의 세계로 인도해주는 그림책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자기 나름의 도형과 이야기도 꾸며낼 수 있겠지요. 무엇보다 아이들의 내면에 다양하고 부드러우며 풍성한 도형 나라가 만들어지기를 소망해보게 됩니다. 어른들이 먼저, 그런 세상을 보여주도록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생각과 감정을 새롭게 일깨우는 <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비밀>이었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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