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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식당 ㅣ 웅진 우리그림책 88
김경희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4월
평점 :
어스름밤이 되어서야 열리는 식당을 소개합니다. 수풀 속 '누구나 식당'이에요. 돈이 없어도, 배가 고프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랍니다. 단, 이곳에는 곤충들만 들어갈 수 있지요. 식당 안은 꽤 분주해요. 주방장 사마귀를 중심으로 부주방장 쇠똥구리, 주방 보조인 개미들, 그 외의 직원들인 들풀거미, 지렁이, 송충이, 무당벌레, 여치들이 각자의 일에 몰두하고 있어요.
장수풍뎅이, 방귀벌레, 반딧불이는 단골손님들로, 사마귀는 각 손님에 딱 맞는 음식을 준비하지요. 이렇게 외치면서요.
음, 감 잡았어!
어떤 음식들이 준비되었는지, 이 그림책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귀여운 그림체로 표현했어요. 아기 거미들을 잔뜩 데리고 온 늑대거미와 피곤에 지쳐서 자리에 앉자마자 잠든 자벌레를 맞이한 이후, 식당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일어납니다. 제멋대로인 산제비나비 때문에요. '누구나 식당'에서는 예외적으로 이런 손님은 출입 금지래요. 당연한 처사겠지요. 실제로 서비스업 종사자의 입장에서는 손님을 선택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하루살이를 맞이한 식당 직원들은 유난히 더 분주해 보여요. 어떤 음식을 준비하길래 그럴까요? 힌트는 "겨울을 한 번도 보지 못한 하루살이에게 줄 특별 선물"입니다. 이 그림책을 보실 때 하루살이의 흐뭇한 음식과 함께, 자벌레의 활약도 꼭 지켜보세요. 피곤에 지쳐서 깊이 잠든 줄 알았는데, 자기만 해결할 수 있는 일에 본능적으로 잠에서 벌떡 깨는 모습이 정말 대단해요. (그런데 작가님! 왜 자벌레의 음식은 그려주지 않으셨나요? 궁금했는데...)
주방장 사마귀가 멋져요. 손님의 얼굴 표정, 몸 상태,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세심히 손님을 관찰하잖아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누구나 식당'이 실제로 우리 주변에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네요. 매일은 힘들겠지만, 일주일에 한 번쯤 가족들을 위해 서로 특별한 음식을 준비해주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정말 의미 있겠구나 싶어요. 솔직히, 상차림을 하기보다 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요.
올망졸망 곤충들이 함께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그림책이에요. 똑똑! 다음날에는 어떤 곤충 손님이 식당 문을 두드릴지, 아이들과 함께 상상해보고 이야기 나누어도 재미있겠어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