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어들 - 전설 신화 속 신비한 인어를 찾아서 고래동화마을 11
차율이 지음, 가지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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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인어 이야기가 있었다고?'

<한국의 인어들> 제목을 보자마자 대번에 들었던 생각이에요. 그동안 왜 몰랐을까 싶어요. 안데르센 동화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 공주'에 더해, 이제야 우리나라 인어 이야기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네요. 이런 의미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책이라고 생각해요.


저자가 누구일까 궁금했는데요, 차율이 글작가는 이미 인어 장편 동화를 쓴 바 있어요. 이번에는 <어우야담>, <해동역사>, <한국구비문학대계>, <자산어보> 등의 문헌을 비롯해 각 지역의 구전 설화, 전설, 민담 속에서 인어 이야기를 찾아 현대적으로 각색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첫 인어 전래동화집이 나오게 된 것이지요.

초등학생 대상의 동화지만, 유아기 아이들에게 들려주어도 좋을 듯해요. 총 10편 가운데 각 이야기가 짧은 편이어서, 그림 위주로 보여주면서 해당 내용을 소개해줘도 좋겠고요. 네다섯 살 인어 아이들이 나오는 장면은 정말 귀여워요. 은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위험에 빠진 어부들을 돕는 인어 그림도 인상적입니다.


몇몇 수록된 이야기들 중에서 공통점이 눈에 띄었는데요, 인어를 잡았다가 놓아주는 대목이에요. 놓아준 대가로 명씨는 영특한 아들을 얻었고, 청년 어부는 구해준 인어와 결혼하게 되었으며, 최씨는 항상 그물 가득가득 물고기를 잡게 되었지요.

은갈치가 바닷속에서 살기 지겹다면서 용왕을 찾아가 뭍에서 살게 해달라고 간청하는 내용이 있는데요, '아동극으로 꾸며도 재미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읽었어요. "욕심이란 끝이 없고 실수는 반복된다."는 용왕의 교훈도 일깨워보게 되고요.

인어가 등장하지는 않고 인어 고기를 먹은 여인이 주인공인 이야기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았어요. 가난한 어부는 용궁에서 먹으면 불로장생한다는 인어 고기를 얻어옵니다. 그런데 먹을지 팔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내와 딸에게 고기 꾸러미 얘기를 하지 않았고 그 꾸러미를 숨겨두지요. 그것을 우연히 발견한 딸이 "딱 한 입만" 하다가 다 먹어버리고 말아요. 어부는 왜 가족과 상의하지 않았을까요?

이후 딸은 스무 살의 아름다움이 계속됩니다. 그로 인해 후회와 슬픔, 서러움, 죄책감, 절망과 외로움 등의 감정에 휩싸이게 되지요. 영원한 청춘이기를 바라는 소망의 발현보다는, 인생의 순리를 거스른 형벌의 차원으로 구전된 이야기 같아요. 다른 시각으로 각색될 여지가 많은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또 다른 한국의 인어들 이야기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렇게 궁금해지는 책이에요. 나아가, 몰랐거나 관심을 두지 못했던 우리의 옛 이야기를 더 알아가고 싶어집니다. 함께 이 책을 보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듯해요. 인어 전문 작가라고 칭할 만한 차율이 글작가, 전통문화를 재해석한 그림을 그려내는 가지 그림작가의 전래동화집 <한국의 인어들> 속 인어들과 만나보세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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