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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대왕께 올림 - 수원 화성으로 보는 정조의 개혁 ㅣ 어린이를 위한 역사 인물 2
신현수 지음, 비깔 그림 / 상상의집 / 2022년 3월
평점 :
정조 이산이 등장했던 드라마로 인해, 새삼 역사 속 정조를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간간이 관련 서적을 찾아보는 한편, 코로나 이전에 가볍게 둘러봤던 수원 화성도 언젠가 찬찬히 돌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유익한 책이 나와주어 반가웠다. 어린이를 위한 역사 인물 시리즈 <정조 대왕께 올림>이라는 책이다. 아이와 함께 보면 좋겠구나 싶었다. 아이에게 조선시대, 정조, 수원 화성을 개괄적으로 서술해줄 책이라 기대했다. 편지 형식으로 엮은 재미있는 이야기 한 편으로 우리나라 역사에 접근하는 방식도 참신하게 다가왔다.
글작가는 프롤로그에서 가상의 인물 박상득, 곧 정조의 편지 심부름꾼을 등장시킨다. 그의 배달 실수 때문에, 정조는 도망 노비가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읽게 되는데...
1장은 정조가 꿈꾼 조선에 관한 편지글을 소개한 후, 개혁 군주였던 정조의 효심, 금난전권 폐지 등의 주요 정책, 탕평책과 규장각 설치 등의 왕권 강화를 위한 결단을 부연 설명한다. "영조는 왜 사도 세자를 뒤주에 가뒀을까?"라는 질문과 그에 따른 답변, 생각거리도 정리해준다. 이처럼 내가 기대했던 내용, 그 이상으로 꽤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2장은 화성 건설 총책임자였던 채제공이 정조에게 올린 편지글을 담았다. 수원 화성을 세계 최초의 신도시로 명명한 부연 설명이 인상적이다. 신도시 개념은 1898년 영국에서 시작되었는데, 화성은 영국보다 100여 년 앞서 만들어진 계획 도시라는 맥락이다. 뒤이어 정조의 충신이자 명재상이었던 채제공이 누구인지도 살펴볼 수 있다. "정조는 왜 '수원'에 화성을 지었을까?"라는 궁금증도 해결받을 수 있다.
3장은 화성 성곽의 설계를 맡은 정약용이 정조에게 올린 편지글을 보여준 후, 실학 및 대표 실학자들, 그중 정약용을 자세히 소개한다. 또한 실용성과 심미성을 갖춘 화성의 조감도를 실어놓았다.
4장은 노론의 수장 김종수가 정조에게 올린 편지글을 소개한다. 알아둘 역사 정보로는 조선의 붕당 정치, 정조 개혁의 반대 세력인 노론의 주장, 심환지와의 격의 없는 편지 일화 등을 담았다. 여기서 동인(북인과 남인)과 서인(소론과 노론)의 대립 양상을 보여준 간략한 표도 참고할 수 있다.
5장은 성곽 공사 현장의 대표인 편수가 정조에게 올린 편지글을 보여준다. 그리고 화성 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도 실었다. 석수, 목수, 미장이, 기와장이, 대장장이, 화공 등 22개 직종, 1,840명의 장인, 막일꾼이 참여했다고 한다. 이들은 일정한 기준에 맞춘 임금을 받았는데, 이런 당연한 일은 조선 시대 아무런 대가 없이 큰 공사에 부역의 의무로 동원되었던 사례와 비견될 만했다. 화성 공사 과정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에는 공사 참여자 모두의 이름이 실려 있단다. 이 책에는 거기에 실린 조선 시대 평민들 이름도 확인해볼 수 있다.
6장은 화성 백성이 정조에게 올린 편지글을 실은 후, 정조의 애민정신이 어떠했는지 보여준다. 정조는 궁궐 밖 행차에 나서면서 상언과 격쟁의 방법으로 민심을 들었는데, 실제로 직접 판결한 사안이 수천 건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7장은 <화성성역의궤>의 편찬을 맡은 조심태가 정조에게 올린 편지글을 담았다. 앞서 이 책이 언급되어 그 내용이 궁금했는데, 이후 상세한 부연 설명이 이어진다. 일제 강점기와 전쟁으로 훼손된 화성이 복원될 수 있었던 것도 이 책 덕분이었다.
글작가는 에필로그에서 다시 박상득을 등장시킨다. 그는 정조를 만나 편지를 전하게 되는데...
현재 수원 화성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화성성역의궤>를 포함한 조선왕조 의궤는 세계 기록 유산으로 선정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수원 화성을 둘러싼 배경 지식을 알 수 있는데, 특히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역사에 더 많은 관심을 안겨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