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똑똑해지는 1분 : 역사 매일 똑똑해지는 1분
존 리차드 지음, 위문숙 옮김 / 스푼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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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역사를 가르쳐주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이 책을 보게 됐어요. 동일한 시리즈로 과학, 기술, 지구 편도 있는데요, <매일 똑똑해지는 1분 역사>라는 제목에서 단순히 지식 쌓기를 위한 책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는 했어요. 혹시 출판사 측에서 원서 제목을 바꾼 것인가 했는데 그것은 아니었네요. 원제는 <60 Second Genius History>입니다.


개인적으로, 역사를 아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해왔지요. 역사 기술의 방식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어낼 수 있고 그 속에서 생각해볼 주제, 과거가 주는 오늘날의 교훈도 찾아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어요. 학령기 이전의 아이라도,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지식 위주로 역사를 접근하고 싶지 않았지요. 그런데 아이와 함께 볼 만한 역사책을 찾는 데서 좀 막막했어요. '방대한 역사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서 흥미로운 가이드북 개념의 책이면 좋겠다고 막연히 바라던 가운데, 이 책을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저자는 영국인 작가로, 어린이 논픽션 책을 다수 써온 문학 전공자입니다. 이 책은 크게 5장, 석기 시대, 고대 문명, 중세, 근대, 현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책 말미의 용어 설명을 제외하면 121쪽 분량을 다양한 레이아웃으로 그림, 도표, 지도 등을 활용해 꾸몄다는 거예요. 아이뿐 아니라 어른 독자도 쉽고 재미있게 세계사를 살펴볼 수 있어요.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중요한 역사적 사실과 함께, 소위 '알쓸잡' 같은 읽을거리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고고학자가 발견한 최초의 인류 화석에 '루시'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1만 5000년 전의 사람들이 먹잇감으로 사냥한 무엇의 뼈로 거주지를 만들었을까요? 석기 시대의 물감 재료로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이런 식으로, 각 장마다 읽을수록 재미있는 요소가 들어 있어요.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 문명의 발상지, 제국과 왕조와 다양한 문명의 흥망성쇠를 다룹니다. 또한 "4세기 후반 게르만족이 서로마 제국을 멸망시킨 뒤 14세기에 르네상스가 시작되던 시기"를 중세 시대로 명시하면서, 동로마 제국이 1000년 이상 유지된 비잔티움 제국으로 명맥을 이어가면서 남긴 자취를 보여주고 있어요.


십자군 원정과 흑사병, 바이킹에 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칸디나비아반도(현재의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를 터전 삼았던 바이킹은 위생개념이 철저해서 머리카락을 자주 빗었다고 하네요. 관련 유적지에 머리빗이 많이 발견되었대요. 신이나 괴물, 영웅의 모험 설화를 즐겼지만 구전되었을 뿐 당시 기록으로 남지는 않았다고 하고요. 마추픽추로 유명한 잉카 제국, 현재의 멕시코에 정착한 유목민이 세운 아스테카 제국, 칭기즈 칸의 몽골 제국, 당시 아프리카에서 부유한 나라로 꼽힌 말리 왕국도 살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서양인의 관점에서 쓴 책이다 보니, 중세 아시아의 비중, 그중 한국(고려) 이야기는 짧게 언급되어 있어요. 물론 당시 중국의 영향력이 컸다고 해도 고려의 '금속활자'는 추가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 아니었나 싶어요. 이어지는 '근대' 편에서, 구텐베르크의 인쇄기 발명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이 책을 함께 읽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따로 말해줄 내용이겠지요. "금속활자의 발명과 사용은 고려가 세계 최초였어."라고요.


한편 유럽의 팽창을 서술하는 대목에서는 "원주민들의 막대한 희생"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는 하는데요, 관련 내용 중 사용된 '탐험'이라는 용어가 조금 거슬렸어요. 엄밀히 말해 무분별한 정복일 뿐이니까요. 그렇게 본다면 아메리카의 수많은 원주민들이나 노예로 팔려간 아프리카 사람들, 식민지 영토 전쟁, 나아가 1차, 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한 희생자들에 대해서, 아이에게 설명하기가 참 어려울 듯해요. 침략과 전쟁, 내전, 혁명 등의 내용도 그렇고요.


아무튼 과학적 방법과 계몽주의, 서프러제트를 살펴본 후에, '현대' 편으로 넘어갈 수 있어요. 책에서는 식민 지배가 종식되고 공산주의 정권이 붕괴된 현상, 그리고 과학 기술의 발전상을 보여줍니다. 인류 모두에게 당면한 기후 변화 문제도 다루고 있어요. 지구상에 남은 공산주의 국가로 북한, 중국, 쿠바, 라오스, 베트남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속으로 덧붙이게 됩니다.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분명히 역사는 독립과 자유, 편리한 세상이라는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지만, 과연 날마다 숨쉬는 하루하루의 현실은 어떠한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더구나 코로나 시국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은 더욱 그렇고요.


이로써, <매일 똑똑해지는 1분 역사>를 읽고 중간중간 가져본 생각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 책은 석기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역사적 사건 및 관련 정보를 잘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아이들이 역사를 전반적이고 개괄적으로 이해하는 데 적합한 책이에요. 어린이 독자들이 읽다가 더 찾아보고 싶은 내용, 뭔가 확인해보고 싶은 이야기도 발견할 수 있겠지요. 그렇게 역사를 배우는 길목에서 흥미로운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안내서 역할을 해줄 책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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