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장갑을 주웠어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
유명금 지음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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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특정 나이에 한정된 분야는 아닌데요, 가끔씩 아이 또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림책을 일부러 찾아볼 때가 있어요. 책으로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만나보는 시간은 지금 같은 비대면 시대에 더욱 중요할지도 모르겠어요. 유아부터 저학년 아이들이 보기에 딱 좋은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앞표지의 귀여운 그림체가 눈길을 끌고 제목이 호기심을 가지도록 만들지요. <빨간 장갑을 주웠어>입니다.


그림책 속 아이는 빨강을 많이 좋아해요. 모자부터 옷, 신발 모두 빨강일 정도로요. 그러니, 어느 날 길에서 빨간 장갑 한 짝을 발견한 아이 눈이 번쩍 뜨일 수밖에요. 슬쩍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해져요. 자기가 줍는 것을 누가 본 사람이 없나 주변을 살피다가, 오히려 더욱 시선을 모으는 행동을 하는 아이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집니다. 빨간 장갑 한 짝이 꽤 다양하게 변형될 수 있군요.


두근두근. 쿵쾅대는 마음 때문에 아이는 장갑 주인을 찾아나서기로 합니다. 몰래 가지고 싶은 마음을 버린 것이지요. 주변 아이들도 장갑 주인 찾기를 돕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대면해요. 아이는 지레짐작, 주인일 것 같은 사람에게 장갑을 건네주고 집으로 돌아오지요. 그러다가 뒤늦게 알게 됩니다. 자신이 두 가지 빨강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 그림책은 아이와 나눌 많은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는 듯해요. 물건을 잃어버린다는 것, 찾아준다는 것, 찾아나선다는 것, 그리고 '빨강'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빠져 빤히 보이는 현실을 볼 수 없게 된다는 것. 그림책의 결말을 보며 아이가 반문했지요. 어떻게 모를 수 있느냐고. 얼핏 그림책 속 아이가 엉뚱하거나 내용이 엉성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설정이 숨은 메시지 혹은 여운을 주는 요소라 할 수 있어요. 무엇인가 좋아하는 게 지나칠 때 욕심이 생기고 눈을 가리우며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진리를 되새기게 됩니다.


그림책을 통해 그동안 잃어버린 것들을 떠올려보게 되네요. 최근에는 코트 주머니 속에 넣어둔 장갑 두 짝을 잃어버렸지요. 분명히 집을 나설 때는 주머니에 넣었다는 기억만 생생할 뿐인데요, 비슷한 검정 장갑이 또 있으니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 삼았어요. 아무튼 자기 물건을 잘 간수하자는 교훈, 그 이상을 생각해보게 되는 그림책이에요. 그림체가 아기자기하고 앞뒤 표지 안쪽의 그림찾기와 미로찾기도 해볼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즐거운 독서가 될 거예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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