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완치설명서 - 뇌신경학 박사 박지현의 어지럼증 이야기
박지현 지음 / 피톤치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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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가족들 가운데 어지럼증으로 심하게 고생한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처럼 병원에 입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비인후과에 가서 전정기관 이상 유무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갑자기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서 직장 조퇴를 했던 때였다. 당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심리적, 일시적 증상이라고 진단받았다. 이후에도 가끔씩 온 세상이 핑핑 돌거나 멀미하는 느낌을 가질 때가 있는데, '곧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어간다. 잠 부족인가, 소화불량 탓인가, 신경성인가 내 마음대로 자가 진단할 뿐이다. 이 책을 통해, 어지럼증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들어보고 싶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신경과 전문의로서 현재 병원 뇌신경센터와 어지럼증 클리닉에서 어지럼증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집필 의도에 걸맞게 '어지럼증에 대해 잘 정리된 한 권의 책'이다.


저자는 어지럼증이 무엇이고 왜 생기는지, 그 기원을 서술하고,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는 여러 질환들을 상세히 설명하며, 일상 습관과 의학적 접근을 아우르는 치료 방법을 알려준다. 이 과정에서, 진료 환자의 실제 사례를 재구성하고 설명 곳곳에 일러스트와 표를 배치해서 친근하고 쉬운 이해를 돕는다. 5년 전 림프종으로 항암 치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책 구상을 했다는 저자의 사연이 특별하게 와닿았다. 어지럼증에 관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진료 경험을 모두 전해주고 싶은 열망도 행간에서 읽혔다. 저자는 335쪽 분량의 글을 써냈으면서도, 실상 담고 싶은 내용이 많아 무엇을 덜어낼지 고민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성실한 저자의 꼼꼼한 설명을 재미있게 구성한 책이라 할 만하다.


저자에 따르면, 감각계, 중추신경계, 운동계가 서로 조율하고 통제하며 만들어내는 것이 몸의 균형이다. 세 기관 중 어느 하나라도 불완전하면 몸에 문제가 생기는데 그 느낌이 '어지럼증'이다. 이것은 병명이 아니라 증상으로, '나'의 어지럼증과 '너'의 어지럼증이 판이하기에 개인의 증상별, 경과별, 원인별로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책 내용을 참고하여 세부적으로 진단해볼 수 있다. 내 경우를 적용해보면 각각 현훈증, 급성, 복합성인 듯하다.


어지럼증과 관련된 오해를 바로잡는 대목에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사실과 접했다. 소화불량이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오심과 구토가 동반 증상일 뿐 어지럼증의 원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지럼증의 강도가 심하다는 의미니까 정확한 규명과 진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종 어지러우면서 메슥거릴 때 '뭘 잘못 먹었나?' 하고 되짚어보곤 했는데, 결국 잘못된 자가 진단이었던가?


이 책은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뇌졸중과 편두통 등의 뇌 이상, 이석증과 메니에르병 등의 속귀 문제를 비롯해 눈과 귀가 아닌 심인성과 외상의 원인, 자율신경계 이상, 내과적 소견, 멀미 등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그 외에 성별, 나이, 지속성에 따른 어지럼증의 구분도 제시하고 있다. 가령 책 내용 중에 노년기의 어지럼증 가운데 이석증은 흔한 질환이라는 정보도 있었다. 이석증이란 머리가 어딘가에 부딪쳤을 때만 생기는 증상인 줄 알았는데,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골다공증 같은 칼슘 대사의 이상과 속귀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약해진 이석이 쉽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몰랐던 정보도 제대로 알아가는 기회를 가져본다.


이 책을 통해, '어지럼증'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미리, 나 자신과 가족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확인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어지럼증을 악화시키는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일부터, 일상 속 생활 습관도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안내하는 어지럼증의 대비책, 대처법, 그리고 치료법을 수시로 혹은 필요할 때마다 펼쳐볼 수 있는 '어지럼증에 관한 가정상비서'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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