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나로 잘 살고 싶다면 - 자기수용에 관한 상담치료
김용태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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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 <부부 같이 사는 게 기적입니다>를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상담가의 성별을 굳이 구별할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책만큼은 남자 상담가이기에 더 설득되는 측면이 많았다. 무엇보다 남편에 대해 '남의 편'이구나 하고 체념했던 마음이 바뀌게 되었다. 당시 내면의 돌파구를 찾던 나를 새롭게 일깨워준 저자에 대한 고마움이 있었고, 그래서 이번 신간을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했다. 아마 다른 저자의 책이었다면 제목만 보고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가족상담 전문가 김용태 님이 풀어가는 '자기수용'의 탐색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이 책은 제목, 표지, 차례 구성 모두 일관된 통일성을 이룬다. '자기수용'이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의미부터, 그와 관련된 상담치료 과정을 담은 내용일 것이라는 짐작,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의 평화로운 앞표지 그림까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나의 '자기수용' 지수를 제대로 점검해볼 수 있겠구나 싶은 기대감도 품게 된다. 사실 내면 상태가 지독하게 심각했을 때가 있었고 지금은 그 시기를 지났기에, 이 책 내용을 상담치료 받는 기분으로 접근하게 되지는 않는다. 다만 예전에 비해 조금은 성숙된 마음이 되었나 싶다가도, '자기수용'이란 매일 매 순간 계속되는 숙제 같은 게 아닐까 하여 내 안의 부정적 요소를 섬세하게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책 속에는 실제 상담 사례를 많이 담고 있다. 분명히 다른 상황들이지만 익숙한 감정선을 만나게 된다. 그런 실제 예를 통해 독자들 개인의 상황, 감정에 빗대어볼 수 있다. 이 책을 읽다가 정말 좋다고 느낀 부분은, 현실 수용과 현실 안주의 차이처럼 세밀하게 개념을 이해시켜 준다는 점이다. 저자는 수용을 하면 좋은 점들을 열거하면서도, 동시에 그런 수용이 어려운 개인적인 히스토리, 그 가운데 형성된 심리적인 구조, 나아가 그런 심정을 만들어낸 사회적인 가치 체계와 인간의 실존적인 한계를 다룬다. 단순히 개인의 노력 차원, 자기계발식 접근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인식을 하도록 이끌어준다. 개인적으로, '인간 존재의 한계' 부분을 읽으면서 인간 본성의 나약함을 새삼 수긍하게 된다. 나 자신과 타인에 대하여.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한 '나를 수용하는 방법'을 독자들이 하나씩 적용해볼 수 있다. 그중 특히 '공허한 느낌으로 들어가기'는 인상 깊은 대목이다. 저자에 따르면 수용 작업은 이전의 자신이 가진 생각이나 감정 속에서 가짜 나를 찾아서 제거하는 일이다. 이 작업을 하면 마음에 공간이 생긴단다. 스스로 옳다고 여겼던 것들이 무너진 자리에 허전하고 푹 꺼지는 느낌, 곧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심리적인 공간이며 영적 공간'이라 부른다. (낡은 것을) 비워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다는 의미와도 통하리라.

"우울과 공허가 생기면 이를 밀쳐내지 말고 더 깊은 우울 속으로 들어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중략) 빈 마음과 촉촉한 영혼을 가지면 자신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다."(235쪽)

자신과의 부단한 싸움인 자기수용은 분명 쉽지 않다. 완전한 해결이란, 어쩌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불가능할 것이다. 현실 속의 내가 어떤 모습이든지 "그래도 괜찮아"라고 스스로 격려하는 힘, '자기수용'을 행복하게 누리는 삶을 소망한다. 이 책은 개인, 가족, 사회 문제 가운데 버거움을 느낄 때마다 펼쳐보게 될 상담치료서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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