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토끼의 두근두근 숲속 모험 내일도 맑은 그림책
후지시마 에미코 지음, 권영선 옮김 / 내일도맑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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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토끼의 모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지은이 이름 때문이 아니라도, 일본 배경을 알려주는 내용이 속속 들어 있어요. 토실이네 가족이 사는 나무가 '숲의 신'으로 불리고, 그 가족이 사당에 물을 바친다는 설정도 그렇고요, 토실이가 모험 가운데 만난 '신비'가 일본에서 환상의 동물로 일컬어진다는 설명도 그랬어요. 물론 아이와 함께 읽을 때, 이 그림책 <꼬마 토끼의 두근두근 숲속 모험>은 여섯 살 토끼가 혼자 길을 떠났다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길 떠남과 돌아옴 사이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그림자 고양이의 장난 조심하고,

바위 고양이가 있는 곳으로는 가지 말고."

아빠가 토실이를 배웅하면서 해준 말이에요. 실제로 책 속에서 토실이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는 '그림자 고양이', 몸집이 아주 큰 '바위 고양이'가 등장합니다. 한 페이지씩 숨은 그림 찾기처럼 그림자 고양이가 나타나는 정도였어요. 혹시 아이가 무섭게 느끼지는 않을까 하고 표정을 살폈는데요, 오히려 재미있어 하면서 "고양이 여기 있다." 하면서 찾아내거나 "고양이 어디 갔어?" 하면서 묻곤 하네요.

사실 제가 그림자 고양이를 무서운 캐릭터로 봤지요. 유아들이 보는 그림책에 굳이 이런 캐릭터가 필요할까 하는 의문도 들었고요. 내가 가는 길마다 따라다니고 뭔가 방해하고 위험한 상황으로 유인하는 존재란, 생각만으로 으스스하잖아요.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순조롭고 평화로운 여정이 아니라서 '모험'이겠구나 싶었고요.

처음 길을 나설 때도 불안했고 어둑어둑한 길에 주저앉기도 했던 토실이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점점 달라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온몸으로 행동하면서요. 그렇게 만난 신비, 매실이와 동행했기에, 토실이는 위태로운 일도 척척 헤쳐나갈 수 있었고 원하던 샘물도 거뜬히 길어올 수 있었지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친구들이 함께여서 가능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개인적으로, 그림 장면에서 뭔가 빠진 게 있나 싶은 대목이 보였어요. 대굴대굴 낭떠러지로 굴러가던 토실이와 친구들. 다음 장면이 곧바로 반짝거리는 샘물을 보고 감탄하는 아이들이라서요. 그 사이에 다른 장면이 있어야 하지 않나,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됐지요. 아무튼 페이지를 넘기면서,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상상해보며 읽어볼 수 있는 그림책이었어요. 그림자 고양이는 어디에 숨었나 하고 찾게 되면서요.

유아들에게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녀오는 것, 어른들에게는 일터에 다녀오는 것, 연로한 어르신들에게는 집 밖을 나갔다가 무탈히 집에 돌아오는 길 자체가 모험일 수 있겠지요. 그림자 고양이와 바위 고양이처럼 호시탐탐 우리의 길을 방해하는 존재란, 어쩌면 우리 안의 두려움일지도 모르겠어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 걱정, 자신없음 같은 것 말이에요.

글의 서두에 '일본 토끼'의 모험 이야기를 소개한다고 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네요. 우리의 여정이 두려움보다는 설렘으로 두근두근하기를 소망해봅니다. 곁가지로, 우리나라 토끼라면 어떤 설정,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야기일까 하는 궁금증도 가져보게 됩니다. 독후활동으로 아이와 함께, 특별한 줄거리 혹은 상상화를 꾸며봐도 좋을 듯해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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