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깃털을 갖고 싶어!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김황 지음, 안효림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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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나이가 들면서 달라지는 생각, 느낌도 있을 거예요. 전체적으로 단조로운 색감을 사용했는데 참 예쁘다는 이미지로 다가오는 그림책을 발견했어요. 바로 <멋진 깃털을 갖고 싶어!>입니다. 글작가와 그림작가가 동일인이 아닌데도 글과 그림이 꽤 조화로운 책을 만날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데요, 이 그림책도 그랬어요. 내용도 정말 예뻤거든요. 은은하고 따뜻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갈색 엄마 청둥오리 품에서 유독 눈에 띄는 아기 오리가 있어요. 암컷 청이입니다. 둥지 밖 세상이 너무 궁금한 청이는, 다른 오리들이 엄마를 따라 물풀 사냥을 할 때도 한눈을 팔고요, 큰고니의 하얗고 멋진 깃털을 부러워하지요. 어른이 된 후에도, 청이는 여전히 멋진 깃털에 대한 소망을 간직하고 있어요. 큰고니뿐 아니라 멋진 깃털을 가진 새들이 진짜 많다는 사실에, 주눅이 들어버려요.


'왜 내 깃털은 계속 이렇게 마른 풀 같은 색일까?'


청이가 스스로 던진 의문을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은, 시간이 흘러 둥이와 결혼하고 아기 오리들을 품을 때였어요. 예전의 엄마가 그랬듯이, 엄마가 된 청이가 아기들을 보호해주는 비슷한 일을 마주했을 때였지요. 그제서야 청이는 생각합니다. 마른 풀숲을 닮은 자신의 깃털이 얼마나 멋진 것인지!


암컷 청둥오리의 보호색에 관한 이야기면서,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내용 같았어요. 더구나 청이가 엄마에게 했던 질문을 자기 아기에게서 똑같이 듣게 되고, 청이 또한 엄마가 해준 말을 아기 오리에게 그대로 전해준다는 설정도 재미있었어요. 이런 질문과 대답이었지요.


"엄마, 나도 하얗고 멋진 깃털을 가질 수 있어요?"

"너도 크면 알게 될 거야."


전체적으로 사용된 색깔은 파랑과 갈색인데요, 요란하거나 화려한 색감 처리가 아니어서 오히려 돋보였어요. 특히 암컷 청둥오리의 갈색, 주변 수풀의 갈색이 비슷하지만 명암 조절이나 번짐 효과 덕분인지 독특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파스텔 혹은 색연필화의 느낌이 잔잔한 글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려 보여요. 그림작가 소개를 보니,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수상한 이력을 가진 작가였네요. 글작가 소개도 살펴봤더니, 생물학 전공자였어요.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어린이책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이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이 청둥오리의 생태를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나다움'이야말로 얼마나 멋진 것인지 배울 수 있을 듯해요.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와 다르게 읽히는 지점도 있지요. 그 책은 오리 무리 속에서 미움받던 아기 오리가 실상 아름다운 고니(백조)였다는 내용이지만, 이 책은 고니의 아름다움과 별개로 오리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잖아요. 나아가 아기를 보호하는 암컷 오리, 엄마의 모습이기 때문에 더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해요. 자녀를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는 '엄마'라는 존재는, 그 자체로 아름다우니까요.


스스로 정말 멋진 존재라는 것을, 우리는 왜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게 될까요? 일찌감치 삶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다면, 그만큼 소중한 삶을 더 아끼며 살 수 있을 텐데요. 적어도 아이에게 크면 알게 될 일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어릴 때부터 그런 지혜를 차근차근 자연스럽게 가르치고 싶어요. 자연의 생태와 삶의 지혜를 담은 이런 그림책을 함께 보는 것도 그런 방법 중 하나겠지요. 그림과 글이 참 예쁜 그림책 <멋진 깃털을 갖고 싶어!>를 만나보세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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