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노래
레스 벨레츠키 지음, 데이비드 너니 외 그림, 최희빈 옮김 / 영림카디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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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책을 만났어요. 제목 그대로 새의 노래를 담은 책입니다. 책 속에는 200종의 새가 소개되어 있고요, 해당 새에 대한 서술과 함께 세밀화 일러스트가 화려하게 펼쳐져 있어요. 이런 요소만으로도 새 백과사전이라 칭할 만해요. 여기에 더해 QR코드를 통해 소리까지 들려주다니,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책이에요. 지은이 레스 벨레츠키는 새 전문가로 조류학자이자 자연사 작가입니다. 이 책에 실린 새소리는 코넬대학교 부속 조류연구소 산하 매콜리 도서관에서 제공받은 것으로, 그 도서관에는 새소리를 포함해 자연의 소리 16만 개 이상의 음원이 소장되어 있다는군요.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새소리가 노랫소리와 신호소리로 나뉜다고 간략하게 밝혔는데요, 저는 이런 설명이 유용하게 다가왔어요. 노랫소리는 선율이 있는 소리로 보통 긴 반면, 신호소리는 비교적 짧고 선율이 없대요. 일부 전문가들은 수컷이 암컷과 경쟁자 수컷에게 뽐내려는 소리는 노래, 포식자 새를 경계하며 내는 울음소리는 신호로 구분한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새소리를 들어봐야겠네요.

꿩뻐꾸기 소리는 사람이 내는 휘파람 소리 같아요. 자메이카도마뱀뻐꾸기 소리는 "수다스럽고 시끌시끌"하다는 표현 그대로 뭔가 어수선한 느낌이에요. 멕시코유리앵무 소리는 멀리 시냇물 흐르는 소리 같기도 해요. 흰목쏙독새 소리는 짧게 휙 지나가버려서 여러 번 반복해서 들어보게 되었고요. 노랑배비단날개새 소리는 여러 선율로 이어져서 정말 노래 부르는 듯해요. 쿠바난쟁이새 소리는 '방귀쟁이'라는 현지 이름 설명을 보면서 들은 탓인지 재미있게 들렸어요. 흰부리크낙새 소리는 금관악기 같아요. 비늘무늬개미새사촌 소리는 "빈통을 울리는 듯한"이라는 설명처럼 얼핏 들으면 그저 울림, 진동 소리처럼 들려요. 주황가슴북미멧새 소리는 굉장한 고음이네요.

소리를 섬세하게 듣는 편이 아닌 평범한 제가 들어봐도, 새소리가 모두 달라요. 같은 불륨으로 듣다가 유난히 커지는 소리, 아주 작은 소리도 있고요, 너무 짧은 소리, 꽤 긴 소리, 안정된 소리, 불안한 소리, 맑은 소리, 굵은 소리, 거칠거나 요란한 소리, 친근하고 익숙한 소리, 정말 생소한 소리, 기분 좋은 소리, 더 궁금해지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의 세계와 만날 수 있습니다. 같은 휘파람 소리라도, 새에 따라 경쾌하기도 하고 슬픈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사람마다 생김새와 목소리가 모두 다르듯이, 당연하게도 새들도 마찬가지였어요. 다양한 성격과 감정을 담은 듯하고요.

낯선 새 이름부터 해당 새에 대한 서술, 새 일러스트, 새소리가 어우러져 말 그대로 시청각 교육 시간을 보내는 기분입니다. 각 새소리는 짧게 나오지만, 숲속에서 들릴 법한 소리를 접하게 되면 여러 번 다시 듣기를 하게 되지요. 눈을 감고 들어보면서, 마치 자연 속에 있는 상상도 해보게 되고요. 뭔가 조급했던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게 되는 효과도 있는 것 같아요. 혼자만의 명상, 힐링 시간에 함께하면 좋을 소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대륙별 새들을 보여주고 또한 각 새소리를 들려주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새들은 따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새 일러스트를 유심히 본 다음, 새소리를 들어보면 더 재미있어요. 예상했던 음색이 나오면 슬쩍 미소를 짓게 되고, 생김새와 전혀 다른 목소리가 나올 때면 깜짝 놀라기도 하지요. 올빼미를 닮은 큰포투쏙독새는 짐작대로 굵은 소리꾼이었어요. 부리가 크고 특이한 토코투칸은 뭔가 긁는 소리를 내서 신기했고요, 부리가 칼 모양처럼 생긴 목도리아라카리는 날카로운 소리를 가졌더군요. 검은머리갈대새는 암수가 가까이 앉아 함께 노래를 부른다네요. 실제로 암수가 같이 그려져 소개된 부분도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즐겁게 새소리를 들어봤는데요, 아침마다 새소리로 하루를 열어도 좋을 듯해요. 새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를 위한 멋진 책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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