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수의 호르몬과 맛있는 것들의 비밀 - 면역력을 키우려면 가공식품을 버려라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저자라서 읽고 싶었던 책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언젠가 도서관에서 찾아 읽어본 듯도 한데, 신간을 통해 다시 한 번 가공식품에 경각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겠구나 싶었다. 마트에서 식품을 살 때마다 원재료명 혹은 원료 및 함량을 확인해보기는 하지만, 구비되어 있는 제품들 중의 최선을 고르는 것일 따름이 아닐까 싶어서다.


저자는 팬데믹 시대에 더욱 음식 섭취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마디로 식품첨가물 '무첨가', 그게 어렵다면 '저첨가'를 모색하라는 말이다. 식품첨가물은 우리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그로 인해 신체는 바이러스에 취약해져서 감염성 질환에 걸리고 만다. 아이를 비롯한 가족 건강을 위한 식품 정보를 얻고자 이 책을 펼쳤으나, 결과적으로 감염성 질환 방지를 위한 필독서로 받아들이게 된다. 매의 눈을 잃어버린 채 안일하게 식품 구매를 해온 것은 아닐까 반성해보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은 마스터 호르몬이라 불리는 '인슐린'이 화자로 등장해서 친근한 어조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처음에는 이런 서술 방식이 낯설기도 하고 좀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 핵심 정보 위주로 보고 싶은 책이었기에, 잦은 비유적 표현이 오히려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예를 들면 고혈당일 때 혈당치를 너무 끌어내려 저혈당이 되어버리는 상황에서 '인슐린'의 특성을 묘사하는 대목이 있다.


"저는 크게 자책합니다. 후회막급이죠. 다시는 그렇게 멍청한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이상해요. 그 다짐을 저도 모르게 어깁니다. 다음에 또 혈당치가 급상승합니다. 바보짓을 똑같이 반복합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코뿔소처럼 되고, 저혈당 상황을 또 만듭니다. 제가 왜 그럴까요. 융통성이 없어서인가요. '책임 과잉증' 때문인가요."(36쪽)


그런데 계속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인슐린'에 감정이입하게 되었다.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왠지 측은하기까지 하고, 도대체 무엇이 '인슐린'을 정신 없이 만든 것인가 싶고. 이어지는 설명에서 그 원흉이 설탕을 포함한 정제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정제가공유지, 화학물질도 마찬가지며 이들 세 원료군을 포괄하는 식품첨가물의 정체를 하나씩 살펴보게 된다. 건강서적을 통해 개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여겼던 '인슐린'에 대해, 새롭고 확실하게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이 책 속에는 내가 제대로 확인하고 싶었던 내용들이 꽤 많이 나온다. 흑설탕에 함유된 카라멜색소가 안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저자는 차라리 백설탕이 낫다고 말한다. 콜라의 검은색도 카라멜색소와 관련되는데, 이 색소는 '이미다졸'이라는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면역기능을 약화시키며 혈관 내벽에 미세한 염증을 일으키는 등 못된 짓을 일삼는단다. 합성감미료는 어떨까. 설탕에 비해 단맛은 수백 배이나 혈당치를 올리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졌다. 혈당치가 오르지 않았으니 아무 문제가 없는 게 아니라, 이것이 에너지 대사 시스템의 혼란을 가져온다. 정작 진짜 당류를 먹었을 때 '인슐린' 역할을 제대로 못하게 만드는 '인슐린저항'이 되고 만다. 이로 인해 고혈당이나 저혈당 상태, 당뇨병이 되는 것이다.


그 외에 알고 있다고 하면서도 간과했던 내용도 다시금 되새겨본다. 정제당인 물엿 대신 조청을 택하되 반드시 엿기름을 사용한 '전통조청'을 택할 것. 간장은 진짜 '한식간장'을 택할 것. 특히 라벨에서 '메주'를 확인할 것. 식초는 주정과 착향료가 든 것 말고 '천연 발효식초'를 택할 것. 산도조절제와 L-글루타민산나트륨이 들어 있는 어묵 말고 '무첨가 어묵'을 택할 것. 식용유는 반드시 정제와 추출이 없는 '압착유'를 택할 것. 첨가물 치즈 대신 '천연치즈'를 택할 것. 간장 공장의 배합실에 염산과 양잿물 통이 놓여 있다는 사실, 그 통에 들어 있는 위험한 물질들이 배합물 탱크에 들어간 후 간장으로 출고된다는 대목에서, 가짜를 선택하면 안 되는 분명한 이유까지 읽힌다.


이 책의 화자가 '인슐린'이다 보니, 책에서는 '슈퍼푸드'를 '인슐린을 최대한 배려하는 식품'으로 정의하고, 콩, 견과, 채소, 과일, 들깨, 생선, 해초류 등을 제시하며, '정크푸드는 멀리, 슈퍼푸드는 가까이'를 팬데믹 시대의 금언으로 내세운다. 이 책을 통해 현재의 식생활을 돌아보고, 나와 가족 건강을 야금야금 해치고 있었던 식품들은 없었는지 점검해보게 된다. 이미 알고 있었던 정보라면, 이제는 머릿속에 머물지 말고 실천이 동반될 일이다. 잘 몰랐거나 새롭게 알게 된 정보라면, 친절한 '인슐린'의 설명을 따라가며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몸속 '인슐린'에게 안녕하냐고 안부를 묻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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