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사는 개미
세진 마비오글루 지음, 괴체 아이텐 그림, 오세웅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지만 그렇기에 더 흥미로울 듯한 그림책이 나왔어요. 터키 작가의 <책 속에 사는 개미>입니다. 그림책은 '책 개미'로 불리는 빨간색 개미가 어떻게 책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는지 보여주며 시작하지요. 괴물을 피해 도망치다가 책 속에 숨게 되었던 것인데요, 책을 통해 그 괴물의 정체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개미가 낱말을 보았다는 내용을 "낱말 친구들을 만났다", "낱말들의 세계로 들어갔다"는 식으로 표현한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그의 소중한 낱말 친구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아요.


"용기, 희망, 사랑, 기쁨, 호기심, 감동, 아름다움, 도전, 정직, 용서, 마음"


개미를 당황하게 만드는 "절망, 미움, 분노, 거짓" 등의 낱말들이 찾아올 때, 개미는 위의 친구들을 불러본답니다. 이 대목을 보면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낱말들을 떠올려보기도 했어요. 그리고 개미처럼 해볼 수도 있겠구나 싶었지요. 좋아하지 않는 낱말들이 제 안에 가득 차오를 때, 좋아하는 낱말들을 불러보는 일 말이에요.


여러 낱말들과 친해진 개미는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는데요, 그럴 때면 "호기심, 상상력, 생각, 질문"이 함께해요. 개미의 꿈은 동화작가라고 해요. 그래서일까요. 개미는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속에 들어가보기도 합니다. 개미를 먹이 삼는 개미핥기와 마주친 적도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책 속에 있는 개미핥기는 개미 대신 과일을 좋아했어요.


개미는 낱말 친구들과 꽃밭에서 재미있게 놀거나 종이배를 타고 낱말 바다를 여행하면서 이야기 섬으로 떠납니다. 특히 이런 내용을 해당 그림과 함께 볼 수 있어서 눈이 즐거웠어요. 글작가와 그림작가가 따로 있는 책인데요, 각 장면이 글의 내용과 굉장히 잘 어우러져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책 개미'처럼, 이제는 이 그림책을 펼치는 아이들이 낱말 친구들과 만나볼 차례겠지요. 평소 책과 친하지 않은 아이라면 책의 세계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고, 책을 많이 좋아하는 아이라면 책과 이야기, 낱말과 글쓰기의 즐거움을 더 확장해보는 시간이 될 듯해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