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알려 줄까? - 세상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동물들 자연 속 탐구 쏙 4
레이나 올리비에.카렐 클레스 지음, 스테피 파드모스 그림, 김미선 옮김 / 상수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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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 출판사의 '자연 속 탐구 쏙' 시리즈 네 번째가 나왔어요. 앞선 세 권을 통해 여러 동물들의 특성을 살펴봤었지요. 왜 커다란지, 왜 최고의 엄마 아빠인지, 왜 특별한 집을 짓는지. 이번에는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살펴볼 차례랍니다. 지금부터 세상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동물들을 하나씩 만나보기로 해요. 최근에 읽은 박완서 작가의 그림 동화 <7년 동안의 잠>에 나온 매미 애벌레 때문인지, 이 그림책의 여러 동물들 가운데 매미가 제일 궁금했어요.

곤충 매미의 암컷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해요. 수컷만 암컷을 부르기 위해 맴맴 소리를 낸다네요. 어떤 매미들은 120데시벨 정도의 소리를 내는데, 헬리콥터 날 때의 소리가 100데시벨이라고 하니 매미 소리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겠어요. 가슴 뒤에 있는 배 양쪽에는 소리를 내는 발음기가 있고, 그 안에는 진동판들이 있어서 매미는 그것들을 밀고 당기면서 맴맴 소리를 내게 됩니다. 매미의 배 안은 텅 비어 있어서 진동 소리가 더 커지는 효과를 내지요. 기타의 울림통과 비슷한 원리로요. 문득 궁금해졌어요. 매미가 꼭 암컷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그냥 여름날이 좋아서 노래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요.

조류와 양서류 소리를 알아봅니다. 먼저 수탉은 침입자에 맞서 자기 영역을 지키려고 꼬끼오 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울고, 먹이를 찾으면 종소리 같은 소리로 다른 닭들을 초대하며, 하늘의 맹금류를 보게 되면 꼬꼬댁꼬꼬댁 울면서 위험을 알려요. 수탉마다 자기만의 울음소리가 있는데, 이를 위해 어릴 때부터 많은 연습을 한다고 해요.

유라시아청딱따구리는 자기 영역을 지켜야 할 때, 암컷의 관심을 받고 싶을 때 사납게 지저귀는데, 작은 위협에도 큰 소리를 내곤 합니다. 사람들 귀에는 깔깔 웃는 소리처럼 희한하게 들린대요. 수컷 올빼미의 경우 부엉부엉, 이 소리를 가장 오래 내면 가장 힘이 세다고 인정받고, 여기에 암컷 올빼미는 키윅키윅 대답을 합니다. 가을이 되어 올빼미 소리가 더욱 시끄러워지는 이유는, 어린 올빼미들이 부엉부엉 자기 영역을 찾으러 다니기 때문이에요.

개구리는 두 개의 울음주머니를 가지고 있어요. 이것을 크게 만들수록 소리도 커집니다. 짝을 찾는 계절인 4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많이 울고, 날이 따뜻해지면 힘이 나서 더 울고, 위험한 순간에는 경보장치를 울리듯 울어요.

닭은 꼬끼오, 올빼미는 부엉부엉, 개구리는 개굴개굴... 이렇게 동물마다 하나의 소리만 있는 게 아니었는데, 우리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때도 그렇고 동물들의 소리를 너무 쉽게 규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라시아청딱따구리 소리를 실제로 들어보고 싶네요. 정말 웃음소리처럼 들리는지 확인해보고 싶고요. 보통 우리는 "새가 운다"라고 표현하잖아요. 그런데 웃는 새 소리라니, 신기할 듯해요. 아이들의 자연 체험이란, 실상 갇혀 있는 동물들을 보는 것뿐 아니라 우거진 숲 한가운데 귀를 기울여 가만히 새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듭니다.

포유류는 세 동물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당나귀는 말보다 작아서 귀엽다는 생각만 했지, 시끄러운 소리꾼인 줄은 미처 몰랐어요. 당나귀는 한번에 20초까지 울고 연속해서 여러 번 운답니다. 다양한 소리를 낼 수도 있어요. 강하다고 뽐낼 때는 큰 소리로, 다른 당나귀나 사람에게 인사할 때는 부드럽게, 외로울 때는 약간 구슬프게, 화낼 때는 위협적인 소리로요. 으르렁, 흥, 꽤액 등 여러 소리를 내지만 이히힝 소리가 제일 많다고 합니다.

아프리카사자는 이 구역의 대장은 자신이라고 알리듯이 8킬로미터 밖에서도 소리가 들릴 정도로 크게 포효해요. 자존심 강한 암사자를 만나면 고양이처럼 갸르릉거린다고 하니 재미있네요. 검은고함원숭이 소리는 사자의 포효나 개 짖는 소리와 비슷하고 140데시벨까지 올라가는데, 이 소리는 50미터 앞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소리와 견줄 정도입니다. 검은고함원숭이는 다른 무리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운다고 해요. 먹이를 찾아 이동하면서 지내는데, 다른 무리와 마주치지 않도록, 먹이 때문에 싸울 일이 없도록 사전에 다가오지 말라고 경고하는 거랍니다.

마지막으로 갑각류 딱총새우를 만나봅니다. 더듬이를 빼고 2.5에서 5센티미터인 딱총새우는, 집게로 아주 큰 소리를 내며 물을 쏘아 먹잇감을 기절시켜요. 물속에 공기방울을 쏘는 셈인데, 이때 나는 쾅 소리가 210데시벨이나 됩니다. 진짜 권총 소리가 160데시벨이라고 하니 정말 요란한 폭발음이군요.

이 그림책은 앞선 책들과 마찬가지로, 각 동물들의 특성을 수록하고 있어요. 크기, 서식지, 속도, 먹이, 천적, 특별한 신체 특징 및 행동 양식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큰 판형으로 세밀한 동물 일러스트를 펼쳐보는 즐거움도 여전합니다. 각 시리즈마다 주제가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해당 동물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혀주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해요. 익숙한 동물은 더욱 친근하게, 잘 몰랐던 동물은 새로운 관심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니까요.

개인적으로 이번 동물 편에서는 싸움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경계하는 울음소리를 내는 검은고함원숭이가 인상적이었어요. 싸우게 되면 먹이도 잃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힘을 낭비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인데요, 우리 인간이 배울 지혜 같기도 해요. 싸움의 무익함, 헛됨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요. 이로써, 시끄러운 동물들을 만나본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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