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위한 내 몸 설명서 - 한방부인과 전문의 황덕상의 여성 건강 처방전 EBS CLASS ⓔ
황덕상 지음 / EBS 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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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서히 2021년이 마무리되는 시간입니다. 많이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이 책으로 올해를 마감하는 서평을 쓸 수 있어서 좋아요. <여성을 위한 내 몸 설명서>인데요, 한방부인과 전문의가 전해주는 여성의 건강법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한때 복통이 심해서 내과를 찾아가 이런저런 검사도 받고 의사로부터 신경성, 과민성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얼마 동안 양약을 복용했지만 복통은 계속 이어졌고, 한의원을 찾아가 침과 뜸 치료를 받게 되었지요. 순전히 한의학적 치료 덕분에 몸이 회복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제 몸과 마음을 더 편하게 한다고 생각했어요. 몸 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는 데는 서양의학의 장비들이 필요하겠지만, 평소의 건강을 챙기는 데는 우리 몸을 '소우주'로 보는 한의학적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 계기가 되었어요. 이 책은 오랜만에 읽어보는 한의학 건강서적이라, 기대감을 가지고 펼쳐봤습니다.


이 책은 차례부터 명료합니다. 1부 '차이의 건강법'이란 남성과의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 여성의 건강법을 뜻해요. 여기서 다루는 내용은 월경, 임신, 출산, 폐경, 노년과 관련한 여성 건강입니다. 2부 '일상의 건강법'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 지혜를 의미해요. 여기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다이어트, 불면증, 수족냉증, 화병, 암 등입니다. 부록으로 그림과 함께 적용해볼 수 있는 운동법, 지압법도 소개해주고 있어요. 이 책은 여성이라면 모두 봐야 할 건강서적인데요, 차례 구성을 보면서 당장 자신에게 해당하는 내용부터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배우자 혹은 어머니의 건강에 관심을 가진 남성이 함께 본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싶어요.


한의학에서는 양에 비해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음의 성질을 진단하기 어렵다고 본답니다. 실제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수족냉증, 소화불량, 기 순환의 문제로 발생하는 화병을 더 많이 겪는다고 해요. 이 책을 통해 각 시기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는 월경통, 순환의 문제로 보는 자궁내막증 등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월경'의 의미를 경치를 아름답게 꾸미는 조경과 연관해 서술한 대목이 인상적이에요. 꽃과 나무를 잘 자라게 하고 열매를 풍성히 맺게 하기 위해 땅에 거름을 주고 영양을 공급하듯이, 순조로운 월경을 위해 규칙적인 식사, 적절한 영양 공급, 운동이 필요합니다. 월경통이 진통제 하나로 귀결될 일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갱년기' 증상에 대한 내용 가운데 "물불 안 가린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음양, 곧 음에 해당하는 물과 양에 해당하는 불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갱년기 증상이란 둘의 균형이 깨진 결과라고 해요. 갑자기 화를 내고 감정이 변하는 갱년기 여성들이 물불을 못 가릴 수밖에 없다는 맥락이지요. 물이 없으니 불이 우세해져서, 물의 기운을 올려 불의 기운을 내리는 '수승화강'의 요법으로 치료를 합니다. '폐경'과 관련한 대목을 미리 준비하는 마음으로 살펴봤는데요, 저자는 반복적으로 달라진 자신을 인정하라고 말하는군요. 특히 체중 증가 및 체형의 변화에 대해서요. 중년 이후 여성은 매년 2-3퍼센트씩 근육과 뼈의 손실이 일어나 기초대사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운동의 중요성도 강조됩니다.


'다이어트' 항목에서는 연령에 따른 다이어트 전략이 달라야 한다는 것, 사상의학의 체질별 식이요법과 운동 처방을 제시합니다. '화병' 항목에서는 간, 비장, 신장, 그중에서 특히 간이 여성 건강의 핵심적인 장부라고 서술하는데요, 흔한 여성 질환인 질염이나 대하도 간의 열과 관련된다고 해요. 화를 잘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합니다.


"화병은 스트레스를 참고 감정을 억압한 결과 생기기 때문에 화가 넘쳐흐르기 전에 잘 내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화란 너무 참아서도 안 되고 앞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표출해서도 안 된다. 화를 내는 과정에서 실수하면 또 다른 스트레스가 쌓이기 때문이다."(192쪽)


올해 화를 잘 냈었나, 문득 돌아봅니다. 너무 참아서 숨막히게 갑갑했던 적도 있었고, 무작정 표출해서 더 화가 나는 상황도 있었던 듯해요. 이 책을 통해, 스스로의 몸과 마음 상태를 진단하고 저에게 해당되는 대목, 엄마께 해당되는 대목을 관심 있게 보게 되었어요.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운동, 안정된 수면, 평안한 마음 등의 일상 속 건강이 삐거덕거릴 때, 한의원의 문을 두드려봐도 좋겠지요. 가령 마음속에 쌓아두거나 잘못 표출된 화가 어떤 질병의 이름으로 바뀌는 일이 없도록, 건강의 적신호가 켜지기 전에 그동안 소홀했던 몸과 마음을 점검해볼 수 있겠어요. <여성을 위한 내 몸 설명서>를 기본 지침 삼아서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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