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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최고의 엄마 아빠인지 알려 줄까? - 아주 특별한 엄마 아빠들, 행복한아침독서 추천도서 ㅣ 자연 속 탐구 쏙 2
레이나 올리비에.카렐 클레스 지음, 스테피 파드모스 그림, 김미선 옮김 / 상수리 / 2021년 11월
평점 :
자연 속 탐구 쏙 시리즈 두 번째다. 첫 번째 그림책 <내가 왜 커다란지 알려 줄까?>에 이어 이번에는 <내가 왜 최고의 엄마 아빠인지 알려 줄까?>인데, 글작가와 그림작가 모두 전작과 동일하다. 큰 판형에 섬세하고 예쁜 그림체, 각 동물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체가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책 표지만 봐도 기대감이 샘솟는다. 더구나 이번 주제는 동물의 가족, 특별한 엄마 아빠다. 황제펭귄, 여우, 오랑우탄, 흰동가리, 홍학, 붉은캥거루, 금화조, 늑대, 가시해마가 이야기를 준비 중이다. 최근에 아쿠아리움에서 만나본 가시해마의 이야기 먼저 들어봐야지.
가시해마의 수컷은 알을 품을 수 있는 육아 주머니가 있다. 아빠는 엄마가 수정해준 알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임신 기간은 대략 한 달 정도. 아빠가 새끼를 낳는데 무려 100-200마리(크기는 2.5센티미터 정도)나 된다. 수많은 새끼 해마를 육아 주머니에서 밖으로 밀어 보내기 때문에, 힘이 필요해서일까. 수컷이 알을 품고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암컷을 배려하는 본능인 것 같아서 아빠 해마가 멋져 보인다. 같은 어류인 흰동가리는 어떨까. 아빠는 엄마가 낳은 알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알을 400-1500개 낳는데 아빠는 그중 불량한 알을 골라 먹는다고. 상한 알이 다른 알까지 오염시키기 때문이란다. 아무리 그래도... 한편 흰동가리는 태어날 때 모두 수컷이었다가 무리 안에 암컷이 없으면 가장 큰 수컷이 암컷으로 변한다고 한다. 따라서 암컷은 무리에서 가장 덩치가 크다.
늑대 엄마는 새끼가 태어나고 삼 주 동안 보금자리에서 함께 있고 그동안 아빠가 먹이를 구해 온다. 매년 4월 엄마는 새끼를 네 마리에서 여섯 마리 낳는데, 새끼는 아직 귀도 안 들리고 앞도 보지 못하지만 냄새를 맡을 줄 안다. 엄마 젖만 먹던 새끼는 한 달이 지날 무렵 엄마 입에서 반쯤 소화된 먹이를 핥을 수 있다. 태어난 지 두 달 후면 뒹굴며 놀 수 있다. 여우는 어떨까. 여우 엄마가 어린 여우들과 지낼 동안 아빠가 먹을거리를 구해 오는 것은 늑대와 동일하다. 다만 엄마는 출산 후 첫 주 동안 새끼 곁에 머문다. 한 달이 지나면 새끼는 굴 밖으로 나가서 놀 수 있다.
주머니에 아기를 넣고 다니는 캥거루는 모두 암컷이다. 임신 중에도 주머니에 아기를 넣을 수 있다고 하니, 둘째 임신 상태로 첫째를 아기띠로 안고 다니는 능력자랄까. 아무튼 새끼는 33일 후 엄마의 주머니를 알아서 찾아 들어가는데, 이때 눈도 보이지 않고 크기도 2센티미터에 불과하지만, 냄새를 맡을 수 있어 엄마의 젖을 찾아 먹는다. 엄마 주머니에서 생활하는 기간은 3개월, 새끼는 주머니를 화장실로도 쓴다. 주머니가 더러워지면 엄마가 냄새를 맡고 혀로 지저분한 찌꺼기나 배설물을 핥아낸다. 혀 말고 팔처럼 생긴 앞다리로 청소해줄 수는 없을까. 캥거루처럼 엄마 이야기로 가득한 포유류는 오랑우탄이다. 엄마는 8년간 젖을 먹이며 새끼를 돌본다. 엄마는 새기에게 먹어도 될 열매와 식물을 알려주고 나뭇가지 사용 방법이나 나무 위 둥지 만드는 법도 알려준다. 캥거루 아빠, 오랑우탄 아빠는 어디서 뭘 하고 돌아다니는지...
금화조의 수컷만 노래할 수 있고 암컷은 노래를 못한단다. 부리 색깔 차이도 특이한데, 어린 금화조의 부리는 까만색, 다 자란 암컷의 부리는 주황색, 수컷의 부리는 붉은색이다. 수컷은 자신만의 노래가 있고 아들은 아빠처럼 똑같이 따라하다가 새로운 음을 추가한다. 자기가 만든 노래가 마음에 들면 평생 그 노래만 부른다고. 재미있다. 엄마와 아빠는 번갈아가며 알을 품고 밤이 되면 둘이 함께 둥지에 앉는다. 2주 후 알이 부화하면 엄마와 아빠가 돌아가며 새끼 곁을 지키고 먹이를 구해 온다. 금화조의 먹이는 씨앗 위주인데, 새끼를 튼튼하게 키우려고 곤충을 잡아와서 먹인다. 3주가 지나면 새끼는 둥지를 떠나지만 종종 둥지로 돌아오다가, 35일이 지난 후에는 독립해서 살아간다. 엄마 아빠가 돌아가며 둥지를 지키는 것은 홍학도 마찬가지다. 한 달이 지나면 알 껍데기에서 빠직 소리가 들리고 알을 다 깨고 나오는 데 24시간에서 36시간이 걸린다. 회백색 빛깔의 새끼 홍학이 참 귀엽다. 엄마와 아빠 둘 다 새끼에게 젖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특색 있다. 또 다른 조류 황제펭귄 가족은 어떨까.
황제펭귄 엄마는 알을 낳기 위해 많은 힘을 썼기에 지방을 보충하러 바다로 돌아가고, 두 달간 아빠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알을 품는다. 이때 아빠 몸무게가 20킬로그램이나 빠진단다. 온전히 알 품기에 집중되는 시간이 대단하다. 알에서 나오기 위해 새끼는 이틀간 부리로 알을 쪼고, 알을 깨고 나온 새끼에게 아빠가 온기와 먹이를 준다. 엄마는 뱃속 가득 먹이를 먹고 돌아와 매일 먹이를 조금씩 토해 내어 새끼에게 준다. 그 사이, 아빠는 먹이를 먹으러 4주 동안 바다로 떠난다. 이후에는 엄마 아빠가 돌아가면서 새끼를 돌본다. 알을 품는 것, 새끼가 알을 깨어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보면, 한 생명이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숭고한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주변에 쉽게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그렇기에 자신을 아끼고 세월을 아끼며 힘껏 살아야 하는 것일 텐데...
엄마 아빠, 그리고 새끼에 대한 내용 위주로 리뷰했지만, 전작과 동일하게 책 속에는 각 동물의 크기, 서식지, 먹이, 속도, 천적, 특징 등이 나와 있으니 관련 내용을 확인해볼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동물들의 엄마 아빠 모두 최선을 다해 새끼를 돌본다. 그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재미있었고 의문이 든 부분도 있었으며 우리 인생에 빗대어보기도 했다. 끝으로, 나도 아이에게 최고의 엄마이고 싶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