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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좀 펴고 삽시다 ㅣ 통증 없는 개운한 아침을 만드는 1분 체조
구로사와 히사시 외 지음, 김은혜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무릎 때문에 올해 초 병원을 간 적이 있다. 마트를 여러 번 오가고 부모님 댁에 다녀오고 뭔가 유난히 분주했던 어느 주말, 집에 돌아오니 왼쪽 무릎이 너무 아팠다. 한때 걸음도 빠르고 씩씩하게 걷는다고 해서 '쌩쌩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였는데, '나도 늙는구나' 서글퍼지는 순간이었다. 단지 그날 하루 무릎의 무리 때문은 아닌 듯했다. 몇 년 전, 이사와 함께 입식 식탁과 의자를 마련했는데 그전까지 좌식 생활을 해왔던 탓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10층 이하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를 안 타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습관이 너무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냥 통증만 있다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왼쪽 무릎이 점점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뭔가 심각하구나 싶어서 전문병원을 찾아 원인을 찾기 위해 MRI까지 찍었다. 결과는 반달 연골의 손상이었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수술은 하지 않았고,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그때와 동일한 통증과 붓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무릎이 크게 놀랐던 일을 계기로 이런저런 무릎 관련 책도 찾아 읽어보았고, 무엇보다 무릎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게 되었다. 현재 심한 통증이 없다고 해도,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나이가 들수록 그 확률이 높아져간다고 하니, 무릎이 더 크게 놀라기 전에 미리 무릎 건강을 챙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일본 건강서적으로 '아마존 건강 분야 1위'라는 이 책은, 네 명의 정형외과 의사들이 쓴 '최신간'이라 더욱 기대감을 가졌다. 이 책은 오래 걷는 무릎을 만드는 1분 체조부터 수술 없이 통증을 완화하는 법, 그리고 무릎 통증을 없애는 최신 치료법에 이르기까지 일상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알찬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한 무릎 통증의 원인 가운데, 나에게 해당하는 '운동 부족'을 주의 깊게 읽었다. 무릎 관절을 지탱하는 뼈와 연골, 근육이나 인대는 매일 움직여 자극을 주지 않으면 약해지기 때문에, 근육과 인대에 적절한 자극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절'의 정도가 중요할 듯하다. (60대 중반인 이모님의 경우, 스스로 젊을 때 운동을 너무 열심히 해서 현재 류머티즘 관절염이 생긴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책은 무릎 관절의 구조, 퇴행성 무릎 관절염의 진행 상태, 무릎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 등을 그림과 도표로 상세히 보여준다. 또한 수술하기 전, 무릎 통증의 보존 치료와 그 단계를 하나씩 알려준다. 궁극적으로 운동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하면서, 그에 따른 무릎 체조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온 무릎 체조는 말 그대로 '1분' 안에 할 수 있는 동작이다. 1세트당 1분 동안 하는 것인데, 해당 동작에 따라 하루 몇 세트씩 할 수 있다. 무릎 건강에 집중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동작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좋다고 느낀 점은, 여러 동작들을 보여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특정 동작을 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서술하는 대목과 치료 케이스가 있어서다. 가령, '다리 올리기' 체조를 하면 넙다리네갈래근, 엉덩허리근, 복근이 강화된다는 내용과 함께, 그림자료도 첨가되어 이해를 돕는다. 넙다리네갈래근은 나이 들고 운동량이 부족하면 약해지기 쉬워서 결국 연골 마비와 통증 악화를 수반하게 된다. 저자들은 실제로 이 체조로 치료 효과를 보인 사례를 덧붙인다.
이 책의 운동 처방은 구체적이고 세밀하다. 걷기가 무릎 통증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해서, 무리하게 걸으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하루 걸음 수의 경우 1만 보를 삼가고 6000보로 하는 게 좋다. 통증이 있거나 불안하다면 집에서 '책상 잡고 제자리걸음' 체조를 할 수 있다. 또한 무릎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무릎 구부리기를 피해도 안 된다고 말한다. 무릎 구부리기 체조의 경우 경증용과 중증용으로 나뉘어 있다. 이 책에서는 O자 다리 교정 부분도 있다. O자 다리로 걸으면 체중이 실릴 때마다 무릎을 바깥쪽으로 벌리는 힘이 더해져 새끼발가락 쪽에 체중을 싣게 된다. 이는 퇴행성 무릎 관절염의 주요 원인이 된다. 바른 걸음걸이가 무릎 통증을 막는 중요한 방법이라는 반증이다.
자신과 가족들의 무릎 통증이 궁금하다면, 이 책으로 통증의 원인과 처방, 최신 치료법까지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통증이 심한 사람의 경우, 이 책에 나와 있는 치료 케이스처럼 통증 완화의 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겠다. 이 책에서는 나이, 운동 부족, 비만을 무릎 통증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는데, 운동 부족이나 비만은 개별적일 수 있겠지만 나이는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대목일 터이다. 평소 무릎을 무리하게 혹은 놀라게 만드는지, 아니면 잘 관리하고 있는지도 체크해볼 수 있는 책이다. 미리 무릎 건강을 유지하는 법을 찾는다면, <무릎 좀 펴고 삽시다>를 펼치고 하루 1분씩 몇 세트 동작을 따라해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