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언제 먹는가로 결정된다 - 암, 당뇨병, 골격계 질환, 스트레스를 개선하는 ‘When Way’ 식단법
마이클 로이젠.마이클 크러페인.테드 스파이커 지음, 공지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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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아니라 '언제'가 중요하다고?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든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 책에서는 '무엇'만큼 '언제'도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다만 지금까지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서 그 음식을 먹는 타이밍이 간과되었던 사실을 지적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3인으로, 각각 내과 의사 겸 마취과 전문의, 예방의학과 전문의, 건강과 피트니스에 관한 글을 써온 대학 교수다. 이들이 본론을 서술하기 전에 제시한 기본 원칙 세 가지가 있다.


음식은 약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미각에 기회를 주자.


저자들은 의료적 개입을 배제하는 게 아니라 음식이 가장 우선적인 질병 예방 방법이자 에너지 공급원이라는 차원으로, "음식은 약"이라고 말한다. 언제 먹을지에 대한 타이밍 부분은 이 책의 핵심이 될 것이다. 건강한 식습관이란 밋밋한 음식을 맛보는 지루함이 아니라 오히려 미각을 발달시키고 맛의 즐거움을 알아간다는 정의가 마음에 와닿았다. 이 책에 나오는 '언제'란 하루 중 먹는 시간대를 의미하는 동시에, 암 위험 혹은 스트레스 받을 때처럼 특정 상황에서 무엇을 먹을지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기본 원칙을 전제로, 이 책은 독자들이 31일 실천플랜을 만들어가도록 구성되었다. 추천 혹은 제한 음식도 나와 있다.


일주기 생체리듬과 연관해 우리에게는 음식시계가 있다. 동일한 음식을 먹어도 아침보다 저녁에 혈당이 더 높아진다. 일찍 먹을수록 마이크로바이옴(내장에 존재하는 박테리아들)과 건강에 좋다. 이 책은 해가 떠 있는 동안만 먹을 것, 하루 필요 열량의 대부분을 오후 2시 이전에 섭취할 것 등을 제시한다. 또한 인생의 난관, 직장생활, 여가생활, 질병 등 일곱 섹션으로 나누어 35가지의 특정 상황을 보여준다. 각 상황별 최고 음식, 도움이 되는 음식, 피할 음식, '바꾸기 코너'를 통한 대안을 정리해준다.


구체적인 상황 예시 가운데 '스트레스가 쌓이고 짜증날 때'를 보자. 분노, 긴장, 좌절감 등 강렬한 감정을 완화시키는 방법은 낮 동안 속을 든든하게 해두는 것이다. 배고픔이 반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또한 자신만의 비상대응체계를 만들어두는 것이다. 가령 아삭한 채소 한 봉지, 단백질이 가득한 건강한 곡물바를 준비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가장 좋은 음식은 병아리콩 오븐구이, 도움이 되는 음식은 버터가 첨가되지 않은 팝콘이고, 최악의 음식은 설탕이 듬뿍 들어간 디저트다. '바꾸기 코너'에서는 분노를 진정시키는 음식을 소개하는데, '냉장고에 있는 아무거나' 먹던 습관을 버리고 좋아하는 채소가 들어간 샐러드를 항상 준비할 것을 제안한다. 도넛과 과자 대신 대안이 될 만한 음식도 소개하는 식이다.


서구 식단에 기초한 조언이기는 하지만, 흰 쌀밥, 붉은 고기 및 가공육, 탄산음료, 정제당에 대한 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기존 건강 서적과 동일한 맥락이다. 자연산 연어, 다크 초콜릿, 대두, 지중해식 식단, 올리브 오일 등을 상황별 도움이 되는 추천 음식으로 제시한 것도 낯익은 정보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음식 정보를 '언제' 먹을지에 대한 타이밍의 중요성과 결합한 데 있다. 그리고 31일 실천플랜이 점진적이고 세부적이어서 차근차근 식단 교체를 해볼 수 있게 의도한 것이다. 가령, 16-19일차에는 무엇을 먹는가에 집중할 시기로, 16일차에는 주어진 질문을 답해보며 자기점검을 해보게 된다. (각 질문에는 먹지 않음 혹은 여러 회차가 제시되어 있다.)


*피해야 할 음식

가공식품을 얼마나 자주 먹는가?

단순당(설탕, 흰 밀가루가 들어간 식품)을 얼마나 자주 먹는가?

튀긴 음식을 얼마나 자주 먹는가?

가공육, 붉은 고기 또는 돼지고기를 얼마나 자주 먹는가?


*웬웨이(When Way) 음식

하루에 몇 회 분량의 채소를 먹는가?

하루에 몇 회 분량의 통곡물을 먹는가?

견과류 또는 씨앗류를 얼마나 자주 먹는가?

식물성 단백질, 생선, 껍데기 없는 닭고기나 칠면조고기 등의 단백질을 얼마나 자주 먹는가?


피해야 할 음식의 경우 해당 답변이 '먹지 않음'이면 좋고, 웬웨이 음식의 경우 보기에 제시된 회차가 많을수록 좋다. 피해야 할 음식 목록을 몰라서 먹게 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음식에 대한 선호와 취향, 편리성 때문일 것이다. 나의 경우는 대안을 준비하는 게 막막하거나 귀찮은 이유도 있다.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내 기준의 안도감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을 보면서, 그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음식의 중요성을 안다고 하면서 실제로 중요하게 다루어오지 않은 내 안의 모순도 발견해본다.


이 책은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것뿐 아니라 '언제' 먹을지에 대한 내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건강 서적이다. 하루에 어떤 음식을 어느 시간대에 어떻게 먹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다. 또한 여러 섹션에 따른 35가지의 상황별 음식이 제시되어 있어서, 필요할 때마다 해당 분야를 찾아 곧장 적용해볼 수 있는 음식 지침서이기도 하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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