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곰 웅진 세계그림책 220
리처드 존스 그림, 공경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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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상상이 넘치는 그림책을 만났다. 아이는 정원에서 북극곰을 발견했다. 아이 손바닥에 올라갈 정도로 아주 작은 곰이다. 아이가 자기 손에 올린 곰을 바라보는 장면이 너무 귀엽고 예쁘다. 곰은 인형이 아니다. 당연하게도 계속 성장한다. 그림책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곰은 쑥쑥 자란다. 책 속에서 작가는 곰이 자라는 정도를 실감 나게 그리고 있다. 아이는 곰을 주머니에 넣다가 모자로 옮겼고, 가방 속에 눕히다가 어깨에 태웠으며, 곰과 나란히 섰다가 곰의 등에 올라탔다.


곰의 몸은 커졌지만 아이에게는 여전히 작은 곰이다. 그래서 아이가 곰과 헤어질 때, 이렇게 말한 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안녕, 나의 작은 곰. 잘 있어. 곧 다시 만나자."


이 그림책을 보면서 자유롭게 상상을 펼칠 수 있고, 표지 속 아이처럼 커다란 백곰에게 폭 안긴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아이와 작은 곰이 함께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길에 동행할 수도 있다. 책을 덮고 나면, 작은 곰은 독자들에게 별처럼 반짝이는 상징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환경적으로 잘 보호해야 할 북극곰 자체일 수도 있다. 나는 자녀이자 보물, 돌봄의 대상이자 소중한 존재를 떠올렸다.


그림책에서 아이가 곰에게 건네는 말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제법 의젓하고 기특하다. 간결하지만 그 안에 분명한 뜻, 배려와 책임이 깃들어 있다. 안전하게 돌보고 지켜주면서 곰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찾도록 돕는 것, 그리고 때가 되면 곰을 떠나보내야 하는 것이겠지.


그림책에서 인상적인 것은 시간이었다. 작가는 천지창조처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간 벌어진 일을 다룬다. 그동안 성장이 있었고 변화가 있었으며 만남과 헤어짐, 출발과 돌아감, 밝음과 어두움이 있었다. 삶의 모습이다. 곰의 성장처럼 시간의 흐름 따라 변하는 것은 당연한데, 그저 멈추어 있고 싶고 붙들고 싶을 때가 있다. 어차피 흐른다면 잘 흘러가야 할 테지. 목적지를 향해 유유히 가야겠지.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이야기, 부드러운 그림체와 색감이 가득한 책, 함께 보는 어른도 마음 편안해지는 그림책이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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