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의 여행 - 과학은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요?
모이라 버터필드 지음, 파고 스튜디오 그림, 박여진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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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를 굉장히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SF소설도 많이 나오던데, 큰 관심을 두는 편이 아니다. 그 사이에 있었던 나의 변화는 무엇일까. 예전만큼 과학이 바꿔놓을 미래에 대한 호기심이 없어진 것인지, 그저 일상의 삶에 지쳐 있는 것인지. 둘 다 맞을 듯한데, 최근에는 다시 SF 같은 미래가 궁금해졌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주제이기에. <미래로의 여행>에 관한 그림책이라면, 더 수월하게 이야기를 펼쳐갈 수 있겠다.


그림책의 목차부터, 뭔가 방대한 내용을 담았구나 싶다. 도우미 로봇, 똑똑한 우리집, 최첨단 옷부터 우주 엘리베이터, 우주 호텔, 우주 정원까지, 총 26개의 항목으로 나누었다. 각 항목마다 크게 펼쳐진 그림을 중심으로 빼곡하게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또한 관련 용어도 상세히 풀이하고 책 말미에 용어 해설도 달아놓았다. 사실 이 책의 그림들이 궁금했다. 미래의 카페, 미래의 학교, 하늘 정원, 우주 정원, 안드로이드 쇼핑몰, 미래의 도시, 수상 도시 등은 글로만 읽기보다 아무래도 상상의 그림이 펼쳐졌을 때 더욱 실감나게 다가올 테니까. 그림만 한 장면씩 넘겨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림책 속 미래 여행을 떠나볼까. 도우미 로봇 상점에서는 언제나 밀물 같은 집안일을 감당해줄 가사봇, 백만 가지 요리가 가능하다고 소개된 요리봇, 수시로 의자나 소파, 침대로 변신하는 의자봇을 구매하고 싶다. 센서와 컴퓨터 조정 시스템이 가득한 집에서는, 오늘 기분에 어울리는 벽지 색으로 바꾸고 머리가 맑아지는 향기도 풍겼으면 좋겠다. 음성 인식으로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옷을 입고 나와 가족들과 하늘 정원에 가는 날, 어두운 곳에서도 빛을 내는 나노바이오닉 식물과 매일 바뀌는 3D 홀로그램 조각상을 구경한다.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가족은 이날 외골격 옷을 착용할 것이다. 자유롭게 걷고 오래 걸어도 아프지 않게. 안드로이드 쇼핑몰을 돌아다닐 때는 카트 대신 이런저런 도움을 주는 안드로이드 한 명씩 동반해본다. 쇼핑을 마친 후에는, 모두 공중 부양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정리는 가사봇에게 맡기고 욕실에서 손을 씻는데, 눈앞의 거울이 안색을 살피며 건강 체크를 해준다. 맛있는 냄새가 솔솔, 요리봇이 벌써 한 상을 차려낸 모양이다.


미래의 카페에는 천 가지 맛 중에서 고를 수 있는 나노 입자 스낵이 있고, 좋아하는 소리를 골라 들으며 맛보는 쿠키가 있다. 병원의 모든 물건들은 감염 확산을 막아주는 바이오 코팅이 된 상태이고, 학교에서는 증강 현실 홀로그램을 활용해 화산 폭발 장면이나 거대한 고래가 헤엄치는 모습을 실감 있게 볼 수 있다. 과학의 발달이 새로운 종을 만들어내게 될까. 멸종된 동물의 DNA를 추출한다면 가능한 이야기다. 야생 동물을 방해하지 않고 드론을 띄워 관찰, 보호하는 방법도 있다. 우주로 눈을 돌려보자. 우주복을 입고 달 트램펄린을 즐길 수 있다. 소형 로봇 우주선인 '태양광 항해'로 우주를 탐험할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타워가 될 우주 엘리베이터를 타고 달로 가게 될 날도 온다. 용기 있는 희망자에 한해 화성 여행도 추진될 것이다. 인간이 거주하기 좋은 장소로 바꾸는 '테라포밍'을 화성에 적용해볼 수 있다. 재활용 쓰레기에 화학 물질을 첨가해서 만든 인공 토양으로 우주 정원을 꾸며볼 날도 올 것이다.


이 그림책으로, 과학이 바꿀 미래를 미리 여행해볼 수 있다. 항목에 따라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부분도 생기고, 개인적으로는 우려가 되는 부분도 발견하게 됐다. 과학 기술의 발전 자체가 무조건 선도, 유익도 아니기에, 급변하는 기술만큼 따라주어야 할 올바른 가치관도 상기해볼 일이다. 작가는 과학의 미래에 대해 '우리들이 지켜야 할 원칙' 몇 가지를 제안했다. 그중 발명품들이 지구의 환경 오염을 막고 정화시킬 것, 컴퓨터 프로그램들이 인간을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즐거운 미래 여행과 함께, 과학의 미래를 마주할 우리의 자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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