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job? 나는 특허청에서 일할 거야! ㅣ job? 시리즈 38
강지선 지음, 이상일 그림, 김영동 감수 / 국일아이 / 2021년 8월
평점 :
국일아이 출판사의 Job 시리즈를 여러 권 가지고 있는데, 매번 아이와 함께 보는 나에게도 재미있고 유익하다. 이번에는 특허청 편으로, 내가 궁금한 내용이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인 바다, 소리, 혜성이 특허청 견학을 간다고 하니, 따라가보자. 그전에 여러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정부대전청사에 위치한 특허청은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및 상표 등의 산업재산권을 관리하는 정부 기관이다. 이 책에 수록된 특허청 조직도를 보니, 업무 분야가 꽤 많이 세분화되어 있다.(정보 더하기 61쪽 참고) 특허란 뭔가를 발견했을 때 그것을 발견한 사람에게 주는 권리다. 특허권은 산업상 이용가치를 가진 발명 등에 대한 권리인 '산업재산권' 중 하나다. 비슷한 권리로는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상표권이 있다. 그 외에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용어인 '저작권'은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대한 권리로, 문학과 미술, 음악 등 문화예술 분야가 여기에 속한다. '신지식재산권'은 기존의 산업재산권으로는 보호가 어려운 새로운 분야의 권리로, 컴퓨터 프로그램, 데이터베이스 등이 있다. 이렇게 산업재산권, 저작권, 신지식재산권을 통칭해 '지식재산권'이라 부른다. 이런 지식재산권을 획득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변리사'다.
보호자인 바다 삼촌과 함께 세 아이들은 특허청에 도착했다. 아이들의 궁금증 폭발! 먼저, 특허권의 등록 여부를 판단하는 일을 맡은 특허심사관에게, 아이들이 질문한다.
"저랑 바다가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발명을 하면 어떻게 돼요?"(73쪽)
"특허를 출원하면 기술이 공개가 되나요? 내 소중한 아이디어인데요?"(75쪽)
"신규성, 진보성, 산업상 이용가능성이 있는 발명이라면 뭐든지 특허가 될 수 있나요?"(84쪽)
책 내용을 통해 위의 답변들을 찾아볼 수 있고, 선출원주의(발명한 사람보다 출원한 사람에게 먼저 권리가 주어진다는 의미)라는 개념, 심사 절차 및 특허의 조건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아이들은 특허사업화담당관의 관리자를 만난다. 그곳은 혁신적인 아이디어 실현을 위해 2년간 한시적으로 신설된 벤처형 조직으로, 우수한 특허를 보유한 창업기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이 보유한 우수 지식재산의 제품화 및 투자유치를 지원한다. 또한 아이들은 아이디어거래담당관의 관리자도 만난다. 그곳은 소비자가 기업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기업은 그에 따른 일정한 보상을 하는 '아이디어거래'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곳이다.
특허청 견학을 마치고 돌아온 바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았다. 부모님의 식당 상표와 메뉴를 비슷하게 만들어 팔고 있는 곳 때문이다. 부모님이 상표권을 출원하지 못했다고 하니, 모방한 식당 측에서 먼저 상표권을 출원했다면 상표를 빼앗기고 만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바다는 변리사인 혜성 엄마의 도움으로 대책을 강구하게 되는데...
특허청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부터 생소했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낯선 용어 탓이다. 그래도 세 아이들 덕분에 궁금증이 많이 해소됐다. 책 속에서 대부분 꾸벅꾸벅 졸기만 하던 바다 삼촌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알게 됐다. 세 아이들의 대화와 더불어, 바다 삼촌 캐릭터는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정보를 계속 읽어나갈 수 있는 재미의 요소였다. 이 책이 에피소드로 다룬 부분은 '지식재산권' 가운데 '산업재산권', 그중에서 특허권, 상표권에 대한 것이었다. 관심이 있다면, 다른 개념들도 하나씩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책 말미의 워크북을 통해 앞서 나온 내용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 "내가 만약 특허를 낸다면?"이라는 질문도 들어 있다. 이번 책은 아이들에게 특허가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 특허의 전제가 발명과 아이디어라는 것을 일깨운다. '포스트잇'이 접착제의 실패에서 새롭게 발견된 발명품이듯이, 아이디어를 내보는 과정에서 섣불리 실패를 단정하지 말 일이다. 이 또한 이번 학습만화가 아이들에게, 함께 보는 어른들에게 주는 교훈일 것이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