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용감한 리더입니다
섈리니 밸리퍼 지음, 이계순 옮김 / 풀빛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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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위인들이 있고, 어릴 때 책을 보거나 누군가의 이야기로 들었던 특정 인물이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기도 한다. 그런데 글쓴이나 말하는 이의 가치관, 의도에 따라 어떤 인물이 장점만 부각되기도 하고, 전체 모습 가운데 지극히 작은 부분만 강조되기도 한다. 아이들을 위한 요약본 동화보다 원작자 혹은 창작자의 글 그대로가 읽히는 게 중요하듯이, 역사적, 영향력 있는 인물에 대해서도 일부가 아닌 전체 모습을 조망해야 한다.


다만 한 인물에 대해서 다룬다고 해도, 그 분량이 방대하다. 아이들이 멘토나 모델 삼고 싶은 대상을 만났다면, 그 인물에 대해 부모나 교사의 도움을 받아 계속 찾아볼 수는 있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아나 초등학교 때에는 먼저 어떤 역사적, 영향력 있는 인물이 있는지 개괄적으로 아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책들이 나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나는 용감한 리더입니다> 책을 발견했고 그 출간이 반가웠다.


이 책에서 '리더'의 의미는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어 세상을 바꾼 사람이다. 리더는 우리 사회 시민권과 인권을 지키고자 목소리를 높이고 용기를 낸다. 이 책에서는 열두 명의 리더를 소개하고, 짧게 네 명을 덧붙이고 있다. 책을 펼치면 왼쪽에는 인물 소개글이 간략하게 나와 있고, 오른쪽에는 해당 인물의 말과 그를 본받기 위한 핵심을 적고 있다. 마하트마 간디의 경우를 들여다본다.


인물 소개글을 통해 간디의 출생부터 주요 활동, 비폭력 평화 운동의 영향력을 다룬다. '마하트마'가 '위대한 영혼'이라는 뜻으로 사람들이 붙여준 별칭이라는 것, '사탸그라하' 운동이 어떤 폭력도 쓰지 않으면서 저항하겠다는 뜻이라는 것을 확인해본다. 뒤이어 "점잖은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세상을 뒤흔들 수 있답니다."라는 명언이 나오고, "간디처럼 되고 싶다면 평화로운 방식으로 원하는 것을 말해 보세요." 하는 식의 간단한 적용 문구가 나온다.


아이들과 함께 볼 때는 하루에 인물 한 편씩(두 페이지 분량) 읽을 수도 있겠다. 내용 면에서, 이해를 위한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간디는 어떤 일을 계기로 시민권에 관심이 생기게 된 것일까.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뜻을 펼치는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 듯하다. 관념적이고 지식적인 이해가 아니라, 아이들의 일상 속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말해보면 어떨까. 학교 폭력의 경우, 누군가 말과 행동으로 시비를 걸어올 때, 몸과 마음에 상처를 줄 때도 그냥 가만히 있는 게 평화로운 방식일까. 비폭력이 좋겠지만 폭력의 위협에 맞서 자기 방어가 필요할 때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뻗어가는 질문도 괜찮을 듯하다.


그 외에도 노예 제도 폐지에 앞장선 윌리엄 윌버포스, 노예 탈출을 도운 해리엇 터브먼, 흑인 인권 운동 역사의 중요한 인물인 로자 파크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첫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 인권과 평화의 중요성을 상기시킨 안네 프랑크, 영국 총리로 과감한 실행력을 보여준 윈스턴 처칠, (이 책의 저자인 섈리니 밸리퍼가 영국인이라 포함시킨 인물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카리브해 사람들의 권리를 위해 싸운 클라우디아 존스 등 역사적 인물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흑인이라는 이유로 아들이 살해당한 이후 인종 차별주의적인 영국 법률을 바꾸게 만든 도린 로런스, 인도 아이들의 인권을 위해 일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 전 세계 어린이 교육에 힘쓰고 있으며 열일곱 살에 노벨 평화상을 받은 바 있는 말랄라 유사프자이, 기후 변화를 위해 행동을 촉구한 그레타 툰베리,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서 노벨 평화상 수상자 버락 오바마, 음악을 통해 조혼의 악영향을 알린 소니타 알리자데 등 현존 인물이 소개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인물 그림체가 귀엽고, 다양한 색 사용 및 배치가 '인물 소개와 그 인물의 명언' 등 반복되는 구성 방식에 생동감을 더해준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법한 단어들을 책의 뒤편으로 몰아서 '단어 설명'으로 정리해준다. 연설을 위한 도움말과 블로그 만들기 등의 별면도 나와 있어서 유익하다.


용감한 리더, 목소리를 높여 세상을 바꾼 사람이 되는 것은 사회의 부당함과 불의에 눈을 뜰 때일 것이다. 이 책의 몇몇 인물들처럼 직접 억울하거나 무서운 일을 겪을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일을 목격한다고, 또한 직접 겪는다고 모두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함께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할까. 결국, 이 질문에 대한 자기만의 답이 전제되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용감한 리더입니다>는 아이들이 여러 인물들을 만나도록 이끌어준다. 그 가운데 여러 질문을 해보고, 깊은 생각도 해볼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자라서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 아무쪼록 어린이 독자가 특정 직업인이 아닌 사람에 대한 질문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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