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법률 이야기 - 십대들이 놓치면 안 되는 50가지 법률
한국법교육센터.이미현.최보선 지음, 이어진 그림 / 성림원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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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십대들이 알아야 할 50가지 법률 이야기를 담고 있다. 크게 집, 학교, 온라인, 공공장소로 나누어 해당 법을 소개한다. 실제 법 조항도 명시되어 있다. 책 표지와 제목으로 미루어, 동물들이 등장 인물로 나와 이야기를 엮어가는 줄 알았다. 그런 차원은 아니고, 각 주제에 따른 동물 그림이 첨가되어 쉬운 이해를 돕는 형태다. 여러 가지 사례들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부모가 자녀에게 매를 드는 것은 학대일까, 훈육일까? 민법 915조에는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라는 조항이 있었다. 이는 부모의 체벌이 정당화된 구절이었고, 실제로 이런 조항을 악용해서 자식을 부당한 분풀이로 때려놓고 사랑의 매였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다가 올해 1월 26일부터 이 조항이 삭제된다. 이 책에서는 아동학대가 무엇인지 아동복지법 조항을 들어 상세히 서술한다. 아동학대를 112에 신고한 이후 피해아동이 받을 수 있는 도움의 내용도 첨가한다.

 

심심하다고 공공기관에 장난 전화를 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한 고등학생이 전주 한옥마을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거짓으로 신고했었다. 경찰과 군인 70여 명이 세 시간 넘게 수색 작업을 벌였고, 7시간 후 동일인에 의한 거짓 신고를 받아 현장에서 그 학생을 잡았다. 반성이 없던 학생은 결국 교도소로 가게 됐다. 엄청난 인력과 시간 낭비이고, 정작 도움이 절실한 누군가를 외면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런 거짓말은 엄격한 처벌의 잣대가 필요해 보인다.

 

그린푸드존을 알고 있는가.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학교와 학교의 경계선으로부터 직선거리 200미터 범위다. 그 지역으로 지정되면 어린이 기호식품 전담 관리원의 관리를 받아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식품을 조리하고, 안전하게 진열하고 판매하도록 한다. 이때 어린이 기호식품이란 어린이들이 선호하거나 자주 먹는 과자, 사탕, 아이스크림, 빵, 초콜릿, 소시지, 떡볶이, 햄버거 등이 해당된다. (어린이 기호식품의 범주가 바뀔 여지는 없을까.)

 

이 책에서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받는 조치,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도움, 학교폭력을 목격했을 경우 등의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함부로 상대 목소리를 녹음하면 음성권 침해로 징역과 자격정지 처벌이 가해진다. 만약 떠든다고 주의를 주는 선생님께 대들고 욕한다면 어떻게 될까. 교육 활동 침해행위로 판단되면 봉사 활동부터 퇴학처분까지 내려질 수 있다. 단,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 중인 학생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교육기본법에 따르면 의무교육은 6년의 초등교육과 3년의 중등교육으로 한다.

 

온라인 관련 법률은 학생들이 특히 주의를 기울일 내용이 많다. 온라인 게임 중 욕설을 들었을 때, 가짜 영상편집물을 유포할 때, 불법으로 촬영하거나 어딘가에 올릴 때, 메신저로 돈을 빌려달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돈을 거는 모바일 게임을 했을 때 각각 어떤 법이 적용되는지, 이 책에서 하나씩 확인해볼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법 내용 중에는 청소년들이 일할 수 있는 나이, 구비서류, 근무시간 규정, 최저임금 보장 등이 서술되어 있다. 소년사건 재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십대들이 법을 다루는 직업군에 관심이 있다면, 책 말미에 수록된 내용, 곧 변호사와 변리사, 공무원, 연구와 교육 종사자 편을 참고하면 좋겠다.

 

십대들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어떤 법이 있는지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부당하고 불편한 처지에 놓였을 때 어떻게 보호받고 구제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가까운 내 주변부터 사회적 이슈 등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올바로 판단하는 안목을 키워갈 수도 있을 것이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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