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로 어휘 폭을 넓혀보는 시간

외래어 상식 사전 ㅣ 프리윌 교양 사전
다산교육콘텐츠연구소 지음 / 프리윌 / 2021년 6월

머리말에는 이 책의 편찬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이 책은 우리말 속에 상용화된 영어권 외래어 252가지의 어원과 본뜻, 유래, 탄생 배경, 역사적 변천 과정, 쓰임새 등을 편집해 보편적 지식과 의식 확장의 도구로 활용될 사전이다. ㄱ부터 ㅎ까지 우리말 자음 순서로 배치되었다. 해당 단어 설명 하단에는 영영사전 뜻풀이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 중에는 냅킨, 다이어트, 디저트, 레스토랑, 로토, 메뉴, 바캉스, 빵, 비타민, 샴푸, 슬리퍼, 엘리베이터, 치즈, 커피, 택시, 파자마, 피아노, 햄버거 등 우리 일상 속에서 익숙하게 사용되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 아이들과 함께 각 낱말의 어원과 유래를 살펴보면 더 유익할 것이다.

네티즌, 도메인 등의 인터넷 용어, 나르시시즘, 니힐리즘처럼 정신분석학이나 철학사조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말들이 흥미롭다.

가령 '사이코'의 경우 어원은 그리스 신화 속 공주의 이름 '프쉬케'다. 그리스어로 정신, 나비라는 뜻을 담은 말이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프쉬케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보다 흠모했다. 질투를 느낀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로 하여금 프쉬케의 앞길을 가로막는데, 결국 프쉬케는 에로스와의 사랑으로 기쁨을 낳는다. 그리스어 '프쉬케'는 영어 '사이코'로 어형이 바뀌고 정신질환을 의미하는 '사이코시스'의 줄임말로 쓰이게 됐다.

차례를 보고 궁금한 낱말을 찾아 읽을 수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징크스'와 '터부'를 연결지을 수 있고, 멜랑콜리, 보헤미안, 부르주아, 파라솔 등 프랑스어 파생 단어들이 많다는 것도 확인해본다. '트로트'의 뜻풀이 가운데 4/4박자 리듬을 우리 가사문학과 시조문학을 통한 리듬, 정서와 연관 지은 대목도 발견해본다.

이 책으로 일상어, 전문용어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외래어를 만나고, 어휘와 그것을 둘러싼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배경을 폭넓게 살펴볼 수 있겠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