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별이와 떠나는 기후 여행 함께 사는 세상 환경 동화 7
김성준 지음, 이은혜 그림 / 아주좋은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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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 환경 동화' 일곱 번째 이야기다. 아주좋은날 출판사의 환경 동화 시리즈처럼, 의미 있는 기획도서가 많이 나와주면 좋겠다. 글작가 김성준 님의 <산소를 지키는 호랑이>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인지, <초록별이와 떠나는 기후 여행>을 펼쳐보기도 전에 이야기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다. 그림작가 이은혜 님의 그림은 오밀조밀 귀여운 느낌인데, 둥근 지구처럼 사람이나 사물 외곽선을 둥글게 처리한 부분이 특징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도심 속 무더위에 힘겨워하는 초록별이의 모습은 지구 온난화 설명과 어우러져 심각성과 안타까움을 강조한 듯했다.

 

그림을 포함해서 전체 95쪽 분량의 동화인데, 개인적으로 서두가 좀 길지 않았나 싶다. 전체 3분의 1 이후부터 '기후 여행'이 시작되기에, 읽으면서 '여행은 언제부터 하게 되는 거야?' 하는 조바심을 가져보기도 했다. 작가의 의도를 짐작해보자면, 생활동화의 구성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작가는 합창부 삼총사 정현, 수아, 지윤을 소개하는 내용부터 차근차근 전개한 것이 아닐까. 셋이 함께 기후 변화에 대한 자료 조사를 위해 도서관에 모이고 그곳에서 지구의 분신이자 일종의 아바타인 초록별이를 만나기까지, 이 과정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의 대화 내용이다. 이후 아이들은 초록별이와 함께 배를 타고 북극으로, 또한 아름다운 섬나라로 이동하고, 그 과정에서 초록별이의 시청각 교육을 받으면서 기후 변화에 대해 배우게 된다.

 

초록별이가 가르쳐준 내용들이 기후 변화의 심각한 상황이라면, 여행에서 돌아온 아이들의 학교 발표 내용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항목들이다. 그리고 세계 기후 변화 총회 개막식에서 합창부가 초청 공연을 하게 되면서, 기후 변화와 관련해 그곳의 여러 부스를 소개하는 내용이 첨가된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상 속에서 접하게 다양한 기후, 환경에 대해 필요한 내용을 최대한 꼭꼭 담아내려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였다. 제목에 나와 있는 '기후 여행'이라는 말 때문에, 은연중 신나는 모험 이야기를 기대했었나 보다. 실제로 초록별이와 떠나는 여행 대목에서는, 주로 정보를 담은 대화 중심이어서 활기차고 동적인 분위기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여행'에 대해 머릿속에 그려놓은 편견을 살짝 거두고 보면, 이 동화는 초등학생들에게 기후와 환경 문제, 실천 등을 가르쳐주는 데 꼭 필요하다. 이해하기 쉽게 대화로 이루어진 정보 속에 중요한 내용들이 속속 담겨 있다.

 

이 책은 날씨와 기후의 차이부터 기후 변화가 무엇인지 알려주는데, 좋았던 점은 아이들의 질문이 오가면서 내용이 풍성해졌다는 것이다. "온실 역할을 해주는 거면 식물이나 동물에게 도움이 되는 거 아냐?"(43쪽), "얼마나 심각하길래 그래?"(44쪽), "사실 100년에 1도 오르는 것도 그리 심각한 일은 아니지 않아?"(48쪽), "기후 변화와 북극곰이 먹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어?"(53쪽), "어차피 북극은 사람들이 살기 힘든 곳인데, 육지의 빙하가 녹아서 새로 땅이 생기면 사람들이 살 공간이 늘어나서 좋은 거 아니야?"(59쪽), "빙하가 녹은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서 생긴다는 문제가, 혹시 이 섬나라들이 없어진다는 거야?"(61쪽), "전염병도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다고?"(65쪽) 등의 질문들을 통해, 주입식으로 정보를 듣는 것보다 관련 내용을 확실히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초록이가 어떻게 답변을 하는지, 동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실천 방법을 말하면서 지윤이는 심폐 소생술을 비유한다. 우리의 실천 방법들은 우리 지구와 우리 스스로를 위한 심폐 소생술이 될 수 있다고. 절박한 문제의식에 어울리는 꽤 적합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체험 행사 부스로 오는 중에 쓰레기를 주우면서 왔다는 정현도 대견하고, 합창부에서 부를 노래의 가사를 직접 썼다는 수아도 멋지다. 세 친구가 만난 초록별이, 그런 작은 모형 혹은 AI가 아이들에게 직접 기후와 환경을 가르쳐주면 정말 실감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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