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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도 익히는 몬테소리 영어 놀이 - 언어와 수리 능력 발달을 위한
마자 피타믹 지음, 오광일 옮김 / 유아이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아이를 위한 놀이, 활동 책은 언제나 관심을 끈다. 특히 '몬테소리'를 표방한 활동북은 오랜 전통에 기반하여 "아동 중심의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이라는 몬테소리의 기본 믿음을 강조하기에, 신뢰감을 준다. 이 책은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라는 몬테소리 교육의 핵심 원리를 표방한 채, 어떤 이론 설명보다 곧장 이 책의 활용법에 대해 알려주면서 시작한다. 제목만 보면 숫자 놀이보다 영어 놀이가 큰 비중일 듯이 보이지만, 원제는 'The Montessori Book of Words & Numbers'로 언어와 수리 비중이 동등하다. 차례를 보면, 1장 '영어야 놀자'가 35개 항목, 2장 '숫자야 놀자'가 36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끌린 부분은 사실 영어보다 숫자 쪽이다. 지금까지 손가락으로 숫자 세기, 달력의 숫자 읽기, 1부터 10, 나아가 100까지 세기, 양팔 저울 재기 등 아이와 자연스럽게 숫자 놀이를 해왔고, 유아를 위한 수학 관련 책들을 구매해서 그냥 그림, 스티커 붙이기, 노래 위주로 흥미롭게 봐왔던 정도다. '수학 공부' 그런 식으로 가르치고 싶지는 않고, 재미있고 가볍게 숫자와 친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방향을 잘 잡고 가는 것인가, 의구심이 들곤 했다. 또한 좀 더 즐겁고 창의적인 숫자 놀이는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던 터였다. 유아 눈높이에 맞는 체계적이며 재미있는 놀이를 기대하며, 이 책의 숫자 부분을 살펴보았다.
숫자 카드로 0부터 10까지 순서를 알도록 하는데, 이후 숫자를 셀 때도 동일하게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 도미노 세트나 주사위를 활용하기도 하고, 많고 적음, 길이와 크기, 무거움과 가벼움, 물의 양, 홀짝 구분, 덧셈과 뺄셈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 활동마다 기본 내용과 해당 준비물을 소개한 후, 주의사항이나 '더 나아가기'를 덧붙였다. '더 나아가기'는 기본 내용을 숙지한 아이들이 다음 단계로 혹은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다.
도형을 찾거나 그리거나 만들어보는 등, 도형에 관한 활동들이 이채롭게 다가왔다. 시간 개념으로, 1분 안에 팔 벌려 뛰기를 얼마나 할 수 있는지 하는 활동도 있고, QR코드까지 실린 숫자 관련 노래들도 있다. 저자에 따르면, 노래와 율동은 숫자와 언어 개념을 훈련시키는 탁월한 방법이다.
영어 부분을 살펴보면, 알파벳 익히는 방법이 있고, 크기와 모양이 다른 블록 놀이를 하면서 '가장 큰, 가장 작은, 더 큰, 더 작은'의 개념을 알 수 있다. 각종 소품을 이용해 익숙한 동화를 들려주거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이 책에는 <금발 머리 소녀와 곰 세 마리>의 예가 반복된다. 그만큼 저자는 이 동화를 훌륭한 어휘들이 많은 작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와 수시로 자주 해보는데, 이 책을 통해 단순히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집안의 여러 소품을 다양하게 활용해보면 좋겠구나 싶었다. 저자는 리듬과 운율을 통한 소리를 들려줄 때 동요의 매력을 강조한다. 이 외에도 그림 카드와 단어 카드를 통한 어구와 문장 만들기, 장난감과 의자를 통한 위치를 나타내는 말, 그림 일기장이나 책 만들어보기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
특별히 어떻게 책을 고르고 읽어줄까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다. 그중,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직접 책을 만지면서 탐색하는 즐거움을 주는 것, 매일 밤 잠들기 전에 읽을 만한 책 준비, 아이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새겨본다. 영어와 관련한 활동들 모두 고스란히 한글을 가르칠 때 적용해볼 수 있겠다. 물론 아이에게 처음 영어를 가르쳐줄 때는, 이 책에 실린 방법대로 해보려고 한다.
이 책에 제시된 준비물은 대체로 집안에서 손쉽게 찾아서 활용할 수 있다. 기존에 나온 그림책이든 여러 활동북, 이런 책의 형태도 의미가 있지만, 여러 감각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소품 준비가 유용하겠구나 싶다. 한마디로 숫자 놀이, 영어 놀이, 아이디어를 차용해본다면 한글 놀이까지 포괄할 수 있는 책이다. '우리 아이와 이렇게 놀아요' 차원의 일상적인 내용을 담은 책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몬테소리를 바탕으로 한 숫자 놀이, 영어 놀이 71가지를 실었다는 점이 매력이자 장점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