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워서 또 보게 되는 물고기도감 - 알아두면 꽤 행복해질 현대판 자산어보
임현 지음, 김지민 감수 / 브레인스토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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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종종, 아이와 함께 아파트 산책로 안의 연못에서 물고기를 구경하곤 한다. 대형마트를 돌아볼 때도 어항 속 작은 물고기들을 일부러 찾아 보고 온다. 언젠가 키워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솔직히 최근에 내가 관심 있는 쪽은 관상용이었다. 그런데 그림 위주로 물고기 특성과 요리를 담은 이 책을 발견하게 된 후, 문득 식용에 대해서도 내가 모르는 게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 보면 재미있겠구나 싶었다. 제목 그대로다. 귀여워서 또 보게 되는 물고기도감이다. 읽을수록 빠져든다.

 

처음에는 백과사전식 양장본일까 싶었는데, 오히려 지금과 같은 판형과 분량이 적합해 보인다. 휴대하거나 언제든 펼쳐보기에 좋다. 책을 읽다 보니, 정말 내가 모르는 내용이 많았구나 싶다. 가령, '명태의 세계'에서는 생태, 동태, 황태, 코다리, 북어, 노가리, 명란, 창란 등의 종류만 알고 있는 정도였고, 사실 그 정도 구분하는 것도 스스로 대견해 하며 지내왔다. 이 책에서는 명태라는 이름의 유래부터, 각 생선을 잘 고르는 법, 관련 요리들을 소개한다. 특히 코다리 강정과 명란 아보카도 비빔밥은 군침 돈다. '노가리 까다'(수다 떨다)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담았다. 옛날 아낙네들이 '노가리' 껍질을 벗기며 이야기 나누고 있을 때 남편들이 그렇게 수다 떨면서 노가리 껍질을 제대로 벗길 수 있겠냐고 나무라면서 생긴 말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나무랄까. 자기들도 같이 도우면 되지. 안 그러면 입을 다물든지.) 

 

전체적으로 계절별 물고기를 하나씩 소개하는 가운데, 모양이 비슷하나 엄연히 다른 것들과 원래 이름도 알려준다. 민물고기 송어가 아닌 숭어와 가숭어, 임연수어와 쥐노래미, 노래미의 구분, 임연수어의 국산과 수입산 구별법, 쭈꾸미가 아니라 정확한 이름은 주꾸미, 속살이 다른 꽁치와 학공치, 참홍어와 홍어(간재미) 구분, 성장 크기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농어, 넙치(광어)와 도다리 구별법, 도다리의 정확한 이름은 문치가자미, 병어와 덕대의 구분, 망치고등어와 고등어의 차이, 우럭의 자연산과 양식 비교, 조피볼락과 띠볼락 구분, 킹크랩과 대게의 차이 등이 나와 있다.

 

민어는 열일곱 가지 맛이 나는 보양식이라는데, 복날에 삼계탕만 떠올렸지 민어찜을 해먹어볼 생각조차 못했다. 물고기 정보와 함께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요리 그림을 보게 되니, 이런 낯선 물고기가 있었구나, 이런 생소한 음식도 있었나 싶고 만들든 사든 '어쨌든 먹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익숙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물고기들의 여러 정보도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징어의 경우, 흥미로운 내용을 만나볼 수 있었다.

 

오징어가 오적어(烏賊魚)라 불린 이유는 <자산어보>에 나오는데, 오징어가 물 위에 죽은 척하고 떠 있다가 까마귀가 덤빌 때 재빨리 다리로 감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기 때문이라 한다. 이러한 오징어의 민첩함을 배울 만하지 않을까. 오징어는 순식간에 몸의 색깔을 바꿔 상대를 위협하거나 몸속에 물을 머금었다가 순간적으로 뿜어내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먹물은 시각적인 혼란을 야기할 뿐 아니라 상대방의 후각을 마비시키는 화학 성분이 있다. 먹물과 관련해 '오적어 묵계'(烏賊魚 墨契. 믿지 못할 약속이나 지켜지지 않는 약속이라는 의미)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오징어 먹물이 처음에는 진하지만 시간이 지나 글씨가 사라져버리는 데서 유래했다.

 

그림 위주로 된 물고기도감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어찌 보면 그림으로 표현한 생선 요리책인가 싶기도 하다. 회를 비롯해 각종 물고기 요리를 좋아하거나 직접 요리해서 먹고 싶은 사람들이 소장하면 좋을 책이다. 제목에 살짝 '맛있어서'를 양념처럼 얹은 게 센스 있다. 우리나라 사계절을 대표하는 물고기들이 이렇게 풍성한가 살펴보는 것으로도, 자칭 '물고기 덕후'인 작가가 애정을 담아 그린 물고기 그림을 한 장씩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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