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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고양이를 아세요? - 나를 키우는 힘! 자신감 ㅣ 생각톡 무지개
박이진 지음, 메리 그림 / 알라딘북스 / 2021년 5월
평점 :
파란 고양이가 어떻게 이야기 속에 등장하게 될지, 너무 궁금했던 책이다. 그 고양이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거나 그와 버금가는 비중으로 나올 줄 알았고, 그렇게 기대하며 읽었다. 실상 내가 상상했던 이야기 구조나 진행 방식은 아니었지만, 파란 고양이가 전체 내용에서 큰 의미와 상징성을 가졌던 것은 맞다.
부모님의 이혼 후, 두준은 엄마와 함께 제주도로 이사 왔고 전학 온 학교에 적응해야 한다. 그런데 아빠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 엄마가 마음대로 이사와 전학을 결정한 사실도 화가 나고 울적하다. 당연하게도, 부모님의 이혼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그런 복잡한 마음이 학교 생활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이전 학교에서 두준이가 어떻게 생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발표 시간에 버벅거리거나 미적거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새 학교에 와서 모둠 발표를 하게 됐을 때, 두준이는 앞에 나가 그저 말을 버벅대다가 들어오고 말았다. 두준이 속한 팀은 꼴찌가 되어 청소 벌칙까지 받게 됐다. 친구들과 친해질 기회도 스스로 멀리 하고, 뭔가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고 감정을 잘 전달해야 하는 때에도 그런 상황을 외면하고 만다.
이야기 속에서 자세히 나와 있지는 않지만, 두준이가 보여준 모습들 모두 자신없음에서 비롯됐다. 매사에 자신감 없는 아이가 되어버렸다. 두준이를 보면서, 가정환경의 변화로 인해 아이 성격이 한순간에 바뀔 수 있고 자신감이 뚝 떨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실감을 해본다. 겉으로 보이는 성격이나 학교 성적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님과의 소통과 아이 스스로의 결심이 중요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에 나온 엄마는 두준이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것 같지 않다. 그저 "우리 두준이가 학교생활 재밌게 하는 거. 잘 적응해서 즐겁게 지내는 거."(59쪽) 이게 엄마 소원이라고 말할 뿐이다. 두준이가 뭔가 변하게 된다면, 그것은 자기성찰 덕분이다. 그 상징물이 파란 고양이가 아닐까. 어쩌면 또다른 자아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선생님이 말한 '황금빛 나비'와 함께, 힘을 주는 존재로 서술되어 있다.
두준이는 파란 고양이를 처음 만나 마음이 편해져서 친구 삼았고, 괜한 화풀이로 파란 고양이에게 돌멩이를 던졌으며, 동굴 속 어둠을 뚫고 물살을 헤쳐 물속으로 사라진 파란 고양이를 구해낸다. 부모님과의 소통이 있다고 해도, 결국 아이 스스로 문제를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두준이가 동굴 속 바다를 헤엄치면서 하는 말 "뒤는 막혔어. 그럼 나갈 수 있는 곳은 앞이야. 물살이 쉬지 않고 들어오지만 여기가 입구라고."(97쪽), 파란 고양이에게 하는 말 "고마워. 네 덕분에 두려움을 이겨낸 것 같아. 이젠 겁난다고 숨지 않을 거야."(109쪽) 이 대목들이 마음에 남았다. 앞으로 나아가는 일과 매순간 두려움과 대면하는 일, 사실 이 두 가지는 어른이 되어도 참 어려운 일이니, 두준이뿐 아니라 나에게도 지금, 나를 응원하는 파란 고양이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