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마을로 오세요!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72
에미 스미드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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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을에 피부색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른 사람들이 끼리끼리 살고 있었어요. 초록이, 빨강이, 파랑이, 노랑이들이지요. 그들의 공통점이 있었어요. 바로 자기들과 다른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랍니다. 햇빛이 눈부신 어느 날, 떠돌이가 마을에 나타납니다. 초록이, 빨강이, 파랑이, 노랑이들 모두 떠돌이를 밀어내고 내쫓았지요. 그리고 갑작스러운 변화를 겪은 후, 화창한 어느 여름날, 아름다운 마을이 탄생합니다. 서로 다른 모양과 여러 색깔이 어우러진 무지개 마을이지요.

 

대략의 줄거리인데요, 과연 마을 사람들은 어떤 변화를 겪은 것인지 그림책 속에서 확인해볼 수 있어요. 이와 함께, 모두에게 거부당한 떠돌이는 어떻게 되었는지도 알 수 있겠지요. <무지개 마을로 오세요!>라는 제목에서 연상되듯이, 이 그림책은 우리 모두 각자 다르지만 함께 어우러져야 행복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그림책을 한 장씩 넘겨보면서 초록이, 빨강이, 파랑이, 노랑이가 다른 색깔의 사람들을 배척하고 비난하고 마을 외부에서 온 떠돌이를 추방할 때, '정말 너무하는군. 정도가 좀 심한데?' 하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그런데 그림책을 벗어난 현실을 잠깐만 돌아보면, 저도 그들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 제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도, 우리 사회에서도 그런 끼리끼리 분위기가 많구나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되지요.

에미 스미드는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활동하는 그림책 작가로, "잘못된 사회적 편견이나 국제사회의 주요 문제를 어린이들에게 쉽게 알려주는 효과적인 수단"이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대요. 이야기가 도구적 측면을 앞세우는 데 동의하지는 않지만, 저자의 생각을 다르게 이해해보면 "그림책을 보는 어린 아이들도 당연하게 아는 것을, 왜 어른들은 모를까."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는 점이지요. 그런 맥락에서, 이 그림책은 아이들이 읽기 전에 '무지개 마을'보다 '끼리끼리 마을'에 익숙한 어른들이 먼저 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어요.

이 책 말미에 독서 토론을 위한 질문이 수록되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또래 아이들끼리 이야기 나눌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섬세한 색연필화 느낌이 드는 색감 처리가 좋고요, 네 가지 색깔 사람들의 특징이 한눈에 드러나는 표현이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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