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차오를 때까지 - 제3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입상 웅진 우리그림책 72
진보라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표지는 아이들이 달리는 장면이다. 얇은 검정펜의 느낌이 섬세하면서 날렵하게 다가왔다. 표지에 있는 검은 그림자 효과도 인상적이다. 책의 내용에서도 표지에서 받은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1200미터 오래달리기를 하는 날, 한 바퀴는 200미터로 여섯 바퀴를 돌아야 한다. 모두 출발선상에 서고 "탕!" 소리와 함께 달리기 시작한다. 규칙적인 호흡과 자신만의 속도 지키기. 이것이 완주의 방법이다. 그림책 내용은 '나'를 비롯한 다섯 명이 출발했다가 모두 완주하는 이야기다.

 

이 그림책의 특별함은 역시 그림체다.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다 보면, 나도 함께 달리는 기분이 든다. 사실 오래달리기의 기억을 떠올리면 별로 좋지는 않다. 출발하자마자 밀쳐대는 아이들 때문에 넘어져서 크게 다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너무 무리 지어 한꺼번에 달리게 한 탓이다. 이 그림책 속 아이들처럼 각자의 트랙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림책에서 아이들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장면이 꽤 인상적이다. 한 바퀴 남았을 때 "숨이 차오르고 폐가 터질 것 같아" 하는 순간의 클로즈업된 얼굴의 긴장감, 마지막에 모두 환하게 웃는 표정에서 느껴지는 안도감까지, 오래달리기의 출발부터 힘든 고비, 다시 전력질주, 결국 완주에 이르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절제된 색감 사용(분홍색 트랙 위주), 검정색 펜 터치의 변화가 주제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인생 길을 각자의 호흡과 속도대로 달려갈 뿐이다. 그런데 왜 누군가 앞서면 조급해지고 또 나만 뒤처진 것 같아 우울해 할까. 힘든 고비를 만났을 때, 나는 어떻게 추스렸었지? 여러 번 주저앉은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매번 어떻게 다시 일어나게 되었지? 개인적으로,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게 된 그림책이다. 인생을 달리기에 비유하는 것은 낯익은 진리지만, 이렇게 한 권의 그림책으로 달리는 장면을 만나는 것은 새롭다. 오래달리기의 도착 지점을 내가 도달하고 싶은 목표나 꿈의 실현으로 볼 수도 있겠다. 나는 어디쯤 달리고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