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괴물 - 재활용 맛있는 그림책 2
에밀리 S. 스미스 지음, 하이디 쿠퍼 스미스 그림, 명혜권 옮김 / 맛있는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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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이미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는 그림책이에요. 글작가의 문제의식도 담아내고 있고요. 그림작가의 표지는 거기에 부합하게도 무시무시해요. 알록달록 화려한 색을 자랑하지만 자세히 보면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들의 조합일 따름이지요. 직접 받아본 정사각형 판형의 그림책이 보여주는 바닷속 쓰레기 괴물의 모습은 어떨까요.

 

크고 직설적으로 묘사된 쓰레기 괴물이 바다 전체를 활보하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바다 오염의 심각성을 실감하게 됩니다. 바다 생물들이 가엾게 느껴질 정도예요.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을 보여주기만 해도, 시각적인 강렬함 때문에 아이들이 쓰레기와 바다 오염 문제를 확실히 알게 될 것 같아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스스로 고민하고 실천해볼 수 있겠지요.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 구조입니다. 바다의 불청객이자 심술쟁이, 골칫덩이인 괴물이 잘라진 밧줄을 해파리라고 하면서 바다거북에게 건네는 모습, 고래에게 빈 플라스틱 그릇을 내밀며 플라스틱 수프를 먹어보라고 하는 모습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저 괴물은 우리 인간들이겠구나. 중간에 새까만 페이지가 인상적이에요.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어요.

 

골칫덩이는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눈을 떴어요.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 대목 이후로 쓰레기 괴물의 변신을 볼 수 있어요. 달라진 그와 함께,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도 이야기 나눠볼 수 있습니다.

 

글에서 "멍청한 돌고래"라는 표현이 다르게 번역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그리고 쓰레기 괴물보다 강적인 기계 괴물이 등장하는데요, 쓰레기를 빨아들이는 기계에도 '괴물'이라고 붙여놓으니 뭔가 혼동이 오는 듯해요. 사실 바다 생물들 입장에서 그 기계는 구원의 손길일 수 있을 텐데요. <쓰레기 괴물>이라는 제목보다 <바다 골칫덩이의 파티에 초대합니다>는 어땠을까, 잠깐 생각해봅니다. 그러다가 문제의식을 바로 전달해주는 지금의 제목을 달아야 했던 저자 혹은 역자의 긴급함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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