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머리가 지끈거리는 경우가 많고 뇌의 과부하 상태를 자주 느끼는 탓인지, 뭔가 정신없고 허둥대곤 한다. 그래서 건망증이 자주 나타나면 뇌가 혹사당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라는 책 내용이 와닿았다. 저자에 따르면, 이때 수면 부족 상태는 아닌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화를 많이 내지는 않은지 등 뇌 건강 상태를 돌아보고 뇌세포와 뇌혈관에 나쁜 영향을 주는 행동을 멈추어야 한다.
이 책은 '자가 진단부터 예방과 치료까지, 치매 대백과'라는 부제답게, 치매 자가 진단 설문지, 일명 '가짜 치매'라 불리는 우울증 자가 진단 테스트, 뇌에 좋은 음식과 식사법, 뇌를 자극하는 취미와 수면의 중요성, 기억 훈련 등 평소에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다. 또한 치매로 진단받았을 때와 치매 가족을 돌보게 될 때 어떻게 해야 할지도 상세히 나와 있다.
저자의 입장은 치매란 누구나 걸릴 수 있고 또 치료될 수 있는 병이다. 저자는 치매 증상이 발현되지 않고 살 수 있는 반전의 예, 설령 치매에 걸려도 항상 감사하면서 여생을 잘 살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다. 만약 내가 치매 진단을 받았거나 치매 가족이라면, 과연 이런 책을 찾아볼 여력이 생길까. 그런 상상마저 멀리하고 싶을 만큼, 치매는 두려움의 또 다른 이름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내 글은 지극히 '치매 예방을 하고 싶은 독자'로서 한정된 것이다. 다만 지난 22년간 치매 환자와 가족을 만나온 신경과 전문의 이은아 선생님의 당부로, 이 글을 마무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