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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나는 이렇게 생각해! - 하브루타로 교육받는 유아들의 생생한 목소리
김미자 지음 / 피스미디어 / 2020년 12월
평점 :
'하브루타'라는 용어를 처음 접한 곳은 교회다. 주일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하브루타' 교육방법 소개였을 것이다. 이후 궁금해서 관련 책을 여러 권 찾아 읽어보았고, 대부분 초등학생에게 적용된 내용이어서 '나중에 아이에게 가르쳐주면 좋겠다'는 정도로 생각을 정리했었다. 그러다가 유아교육 현장에 적용한 사례를 담은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더 기다릴 필요 없이, 이 책으로 아이에게 곧장 적용해도 되겠구나 싶어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친구를 의미하는 '하브루타'는 '둘이서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공부방법을 말한다. 저자는 이것의 기원과 배경을 간단히 언급한 후, 이 방법이 왜 유아기부터 시작되어야 하는지 일곱 가지로 설명한다. 그중 유아기가 주 양육자와 1:1 의사소통이 가장 많은 시기라는 점은 특히 공감이 되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유아교육 현장의 목소리, 유아들의 말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점이다. 책에서는 두뇌 발달, 심리/정신 강화, 기본인성 지도, 의사소통 유형 교정의 큰 주제별로 나누어 실제 유아들의 대화와 활동을 사진과 함께 담았다. 만3세, 만4세, 만5세의 활동명, 주제 선정 이유와 진행과정은 동일하되 각 연령대별로 도입-전개-정리 단계가 각각 달라 교육 현장에서 세밀하게 참고할 수 있겠다.
이 책이 유아들의 사례 중심으로 엮어진 특성이 있지만, 각 주제별 개요 부분에 필요한 설명, 관련된 이론이 소개되어 유익하다. 가령, 유아기에 결정되는 신경회로가 이후 시기의 신경회로 재구성의 기본이 된다는 점, 단답식인 수렴적 질문과 여러 가지 답변을 열어두는 확산적 질문을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 애착이론과 의사소통 유형에 대한 내용이 의미 있게 다가왔고, 실제 아이와 대화할 때 주의하고 명심할 부분으로 여겨졌다.
아이를 보면서 매번 그 생각과 표현에 감탄할 때가 많지만, 그래도 '아직 어리니까' 하면서 뭔가 그 연령대에 제한시켜 바라본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책에 수록된 아이들의 말을 보면서 '와, 이런 생각도 하네. 이런 감정까지 느끼는구나' 하고 놀란 부분도 있다. 유아기가 무한한 두뇌 발달의 시기라는 점을 상기해보며, '하브루타'가 유아기부터 필요하다는 저자의 관점에 적극 공감한다. 집에서 부모나 주 양육자가 아이와 마주할 때는, 아이마다 발달 사항이 다르므로 이 책의 연령대에 구애받지 않고 더욱 폭넓게 적용해봐도 될 듯하다. 한마디로 재미있게 술술 읽히면서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