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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지음, 김창우 옮김 / 두레 / 1997년 1월
평점 :
절판
영화사의 명작 리스트에는 늘상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향수]와 [희생]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향수]와 [희생]이라는 영화를 비디오를 통해서 보면 매우 지루하고 지겹고 왕짜증이 난다. 그것은 아마도 명작의 공통분모일 것이다. 왜, 명작은 지루하고 지겹고 캡짜증이 나는 것일까를 생각해 본다. 그것은 그 작품을 만든 작가가 고민이 많아서 일거라는 단순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아니면 시대를 읽는 코드가 일반인의 코드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 밖에는 없다. 나는 [향수]와 [희생]의 짜증이 불러 일으킨 감정을 메우기 위해서 그의 [순교일기]를 보았다. 그의 일기에서 뽑아낸 몇 구절을 인용해 본다.
<우리들이 꼭 갖고자 했던 원했던 것은 집이었다. 이제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5월10일>
<[안드레이 루블료프]는 최대한의 분량으로 복사하여 영화배급사에 돌려야 한다. 그래야만 빚을 갚을 수 있을 것이다:5월10일>
<나는 완전히 빈털털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빚은 엄청나게 불었고. 어떻게 될 것인가? 나도 모르겠다:8월15일>
<예술가는 자신이 무언가 완벽한 것, 완전히 독립적인 것을 창조해 냈을 때마다, 진리를 제 것으로 갖게 되는 것이다:12월5일>
이상이 인용된 구절이다.
타르코프스키는 예술과 현실사이에 많은 빚을 놓고 있다. 그 빚 사이에서 그는 많은 고민을 하면서 진정한 예술을 꿈꾼다. 예술을 진정으로 꿈꾸기에 돈을 마련할 시간이 없었던 것인가. 아니면 으레 예술에 빠지다 보면 돈이 없는 것인가. 그의 [순교일기]를 보면 늘상 영화제작비로 고민을 하는 구절이 너무 많이 눈에 들어 온다. 지금의 우리나라 영화감독들도 돈에 대한 멘트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그 타령이 어디까지 진실인지 나는 모르겠다. 암튼간에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는 현실과 예술사이에서 토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영화를 만들려고 하다가 혹은 토마스 만의 [마의 산] 에 대한 예술영화를 제작하려고 하다가 늘상으로 제작비에 애를 먹고 있는 일기를 보여 주고 있다. 진정한 예술가는 돈도 극복을 해야만 하는 것인가, 아니면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