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읽다보면 매우 허망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 허망함의 내용은 이제까지 배워온 동양에 대한 인식이 전부 거짓말 혹은 속았다는 감정의 내용이다. 더구나 그의 논리를 거부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이제까지 받아온 나(60년생)의 교육 프로그램이 서구 일변도 였기에 사이드의 논리를 수긍해야만 한다는 생각이다. 동양인 혹은 한국인으로서의 아이텐티티는 그 어디에도 없다는 강박관념속에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읽어가다 보면 서구의 동양에 대한 식민지배 전략으로서의 동양에 대한 인식왜곡은 참으로 교묘하고 치밀하다는 정치성에 아! 라는 감탄사가 나온다. 그러나 그 감탄사의 또다른 표현은 한탄사이기도 하다. 사이드는 서구의 동양에 대한 식민논리로서의 오리엔탈리즘이 형성되고 파생되는 과정을 정치하게 파고 들면서 동양인에 대한 자각을 혹은 서양인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그 자각/반성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고 그래서 그의 주장은 타당해 보인다. 작년의 뉴욕참사이후 헌팅텅의 [문명의 충돌]이 히트를 하는 것 같이 보였지만 실제는 촘스키나 하워드 진의 책이 많이 나간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점에서 사이드의 이책은 촘스키나 진의 책을 읽는 데에 어느정도의 역할을 했다고 본다. 제국의 논리보다는 제3세계의 시각에서 세계를 보는 눈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 책이 필수서적이 될 것이라고 분명하게 주장을 하고 싶다. 어설픈 세계화의 논리에 꿰맞추어진 책자를 여러권 보는 것 보다는 지금의 이 자리에서 [나]라는 사람이 위치한 우리나라에 대한 시각은 어떻게 인식이 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한껏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