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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명화 일력 (스프링) - 하루의 시작이 좋아지는 그림의 힘
김영숙 지음 / 빅피시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365일 명화 일력> _김영숙
이 책을 어떡하면 좋죠? 하루에 한 장씩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은데 저작권 때문에 그럴 수는 없으니 책을 직접 보셨으면 좋겠는 마음입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일 한 장의 그림과 따뜻한 마음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매일 한 장씩 봐야지 생각했다가 1년 365일을 매일 보는 건 어렵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아무리 한 장, 한 편의 그림, 짧은 문장이라고 해도 뭐든 매일 꾸준히 하기란 어려운 거잖아요. 바쁜 일이 있으면 하루 정도는 거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문득, 이 한 장도 볼 여유가 없는 삶이 의미가 있을까? 행복한 삶인가? 잘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그러면 할 수 있겠다 생각했고, 책상 바로 옆에 두어 잠시 쉬고 싶을 때 핸드폰을 잡는 대신 오늘의 그림은 무엇일지 설레는 마음으로 열어보고 있습니다.
그림을 보다 보면 파리의 작가, 배경이 파리인 그림이 자주 나오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따수워지더라고요. 평소에는 잊고 있었던 프랑스에서의 소중한 기억이 하나 둘 떠올라서 <명화 일력>이 흑백의 시간들에 색채를 입혀주었습니다.
April 22
파리 알렉산더 3세 다리
장 뒤피
1963, 개인 소장
밤에 간 적이 있습니다. 앞에 흐르는 센느강을 바라보고 있으니 정말 낭만적이더라구요.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을 이때부터 믿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나 아름다운 곳에 혼자가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는 게 이 기억을 더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이유인 것 같아요. 추억을 떠올렸을 때 내 표정은 볼 수 없으니 옆에 있는 상대의 표정으로 기억하곤 합니다. 그래서 다리 위에서 같이 간 친구가 어떤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나네요ㅋㅋ 기억력이 좋은 편은 아닌데 그렇게나 아름다운 곳이라고 무의식이 인식했나 봅니다.
June 19
스카겐 해변의 여름 저녁
페더 세버린 크뢰이어
1899, 코펜하겐 히르슈슈프룽 컬렉션 소장
모래밭 바다를 보니 생각났어요. 버킷리스트인데요 (사실 이 말을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거창하게 들려서 손도 못 댈 듯이 먼 꿈 같이 느껴지는 것 같달까요-소원이 그냥 소소하고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나요?) 그래서 제 소원은 바닷가에 가서 신발 벗고 맨 발로 모래를 거닐어 보는 거예요. 바다를 많이 가보기는 했지만, 신발을 벗어 볼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네요. 다음엔 모래사장 위에서 발 마사지하고 오고 싶어요.
June 28
보트 파티에서의 오찬
오귀스트 르누아르
1880~1881, 워싱턴 필립스 컬렉션 소장
인상주의 화가들이 가장 즐겨 그렸던 주제가 ‘일상’이었다고 합니다.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그림은 ‘미’의 매개체잖아요. 일상을 아름답게 생각했던 마음이 비눗방울처럼 뭉개 뭉개 돌아다니는 상상이 됐어요. 새로운 곳으로 여행하는 것만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삶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일상이, 오늘 하루가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아무리 바빠도 이 책을 매일매일 해당 날짜에 들어가 그림 한 편을 마주하고 나면 제 일상도 아름다워질 수 있겠죠?
눈이 아름다워지려면 아름다운 걸 가득 담아야 하듯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닮고 싶은 예술가들의 그림이 실려 있습니다. 요즘 책이 난로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따뜻한 문장들을 매일 마주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건가 싶어요. 이번 겨울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옆구리가 따뜻해졌어요.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