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의 독서 - 김영란의 명작 읽기
김영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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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의 독서> _김영란/창비 (2021)

후.. 저는 ‘책’, ‘독서’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가면 그렇게 설렐 수가 없어요.. 책을 좋아해서 그렇게 읽는데, 읽을수록 더 좋아지구요. 좋아하니까 계속 찾게 돼요. 이거 사랑 맞죠..?

‘시절의 독서’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여러 권 중에 이 책을 가장 먼저 골랐어요.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과연 책과 독서에 대해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독서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기에 다른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는지 너~무 궁금해요ㅎㅎ ‘시절의 독서’라니, ‘시절’이라는 단어가 참 아름답지 않나요? 시절.. 사계절 중 가을이 문득 떠오르기도 하구요. 시절은 우선 현재는 아니잖아요. 시점이 과거인데, 과거라는 말은 그냥 지나간 날과 시간을 객관적으로 정의 내린 무無냄새, 무無매력의 단어 같아요. 그런데 시절은 지나간 시간을 향기로 기억하고 추억으로 기록하는 말 같달까요. 지금 읽고 있는 <시절의 독서>라는 책도 후에 2021년을 회상해본다면 마음 속에 남아있기를 바래요.

여러분들의 독서는 무엇을 지향하고 있나요? 그리고 어떤 태도를 만들어주었나요? 책이 어떤 친구인가요?

“삶을 지탱해주는 것이 가끔은 무기였을지라도 대부분은 도구였기 때문이다. 책읽기가 때로는 사유의 샘을 깨우는 폭포수일 수도 있지만, 삶의 각 페이지를 어렵게 넘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까운 친구가 되어주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책 읽기의 쓸모가 여러 가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작가님의 독서는 쓸모를 지향하지는 않았지만 지나치도록 열심히 읽어온 것이 쌓이면서 그 결과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형성해왔다고 합니다. 저와 정말 비슷하시더라구요. 저도 처음에는 특정 지식이나 쓸모 있는 문장을 위해 책을 읽었다면 이제는 책 그 자체를 사랑하게 돼서 쓸모를 구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따라오더라구요. 그리고 작가님은 남은 미래도 결국은 ‘책읽기’를 기반으로 하게 될 거라고 예감하세요. 제 입장에서도 ‘그럼요’라는 말이 나옵니다. 책 없이 살아가는 삶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결국 책을 통해서 계속 무언가를 배우고 바꾸게 되겠죠. 다시 작가님은 책이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자신감을 부여하기도 했고, 때로는 방관자적 태도를 유지하도록 만들기도 했다고 하네요. 완벽히 공감하는 바입니다. 책을 오랫동안 읽어오면 단단한 자신감이 생겨나 있는데요, 저도 그게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인지 설명하려 해 봤지만 말이 이산화탄소와 함께 공기 중으로 사라지더라구요. 어쨌든 자신감은 자신감입니다:) 방관자적 태도란, 삶의 모순을 각자의 방식대로 이해하고 이겨내는 것을 말합니다. 세상이 생각과 같은 곳이 절대 아니잖아요. 우리가 배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당연하듯 지금도 일어나고 있어요. 세상의 창이 나를 향해 공격적으로 날아올 때 방패도 없이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때론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던 슬픈 죄책감에 대해 이야기하곤 합니다.

<작은 아씨들>를 집필한 루이자 메이 올컷의 평전을 쓴 수전 치버는 문학 작품은 ‘그 자신에게 내재하는 꿈(self-contained dream)’으로 읽혀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영란 작가님의 주관적인 독서의 흐름 속에서 당신의 독서도 어떤 쓸모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나는 늘 진리를 발견하는 순간이 일찍 도착해버리면 그다음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믿어왔기에, 진리란 늦게 도착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왜, 너무 빨리 어른이 되지는 말라고 하잖아요. 똑같은 의미인 것 같아요. 진리를 깨닫게 되면 영원히 같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서도 이게 무슨 소용이 있나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쓸모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찾아 나가는 것이니까요. 같은 기억이라도 사람마다 다른 색의 필터로 남는 것이죠. 저의 독서가 가져다 줄 쓸모는 그저 한 권 한 권 쌓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듯이 제 마음에도 한 켠 한 켠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 쌓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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